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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장산면 마율리 율도 당제 신안문화원 2006/3/23 4009


    장산면 마율리 율도 당제

    장산 본도의 측강 포구에서 배를 타고 약 30분을 가면, 면소재지에서 남동쪽으로 약 12km되는 지점에 율도가 있다. ‘율도’는 한자명이고 토속명은 ‘밤섬’이다. 이 섬에서 포구쪽으로 총 16호에 92명(남 45, 여 47)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 하나만이 형성되어 있다. 마을에는 주택들외에 장산지서 율도출장소와 장산국민학교 율도분교가 있다. 텃밭들 외에는 농경지가 없어, 주민들은 거의 전적으로 외지에서 식량을 조달한다. 한편, 섬이라 해도 김양식, 톳양식이 주민들의 주업이고, 바다에서의 고기잡이가 주업인 가구는 없다.
    율도마을의 당제는 매년 정월 초사흘날 새벽 3~4시 사이에 거행된다. 주민들이 신봉하는 제신은 당할아버지, 당할머니, 백야도신이다. 당할아버지와 당할머니는 오래 전부터 율도 당제에서 모셔온 신격들이나 이중 당할아버지와 당할머니의 좌정 내력은 상세하지 않다. 다만 옛날 어느 노부부가 현재의 당집 부근, 소나무에 목을 매어 죽으면서 ‘이곳에 당집을 세워 제를 지내면 마을에 복과 평안이 깃든다’는 말을 남겨, 마을 사람들이 당집을 짓고 이들을 당신으로 하여 제를 지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전할 뿐이다. 백야도신은 1949년부터 신봉되어 온 신격이다. 백야도신의 자정내력에 관해서 제보자가 전하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장산 본도와 율도 사이에 백야도가 있다. 아주 오랜 옛날에는 이섬에도 당제가 있었는지 모르나 1948년경까지만 해도 ‘당터’라는 지명을 가진 장소만 있었을 뿐 당제는 없었다. 그러다가 1948년에는 이 ‘당터’에 국민학교가 들어서게 되었다. 이 무렵, 율도에 살던 백씨라는 성을 가진 한 주민의 꿈에 어떤 할아버지가 나타나 “이제는 갈 곳도 없고 배가 고파 견딜 수 없다. 너희가 제를 지내주면 너희 마을이 평안해질 것이다.”라는 내용의 말을 하고 사라졌다. 백씨가 꿈 이야기를 율도 주민들에게 하자, 주민들이 백씨 꿈에 나타난 노인을 제신으로 모시는데 동의했고, 그 후 이 노인은 백야도신이라는 신명을 갖고 율도 당제의 제신으로 좌정하게 되었다.
    당집은 마을 뒷산 능선 아래편에 있다. 이 당집에는 영험이 있어, 아이들이 당집 주위에 오줌을 누면 성기가 붓는다는 속신이 있다. 당집은 돌로 된 벽에 기와를 얹은 맞배지붕의 단칸집으로 실내에는 나무로 짠 제단이 있고 그 위에 제기들이 놓여 있다. 천정 서까래에는, ‘당미’라 하여, 한줌 가량의 쌀을 천으로 싸서 매달아 놓았다. 한편 팽나무`소나무 등이 우거진 당집 주위에서 약 10여m 아래에 당샘이 있고, 그 옆에 당제 때 제관들이 숙식하는 노지가 있다.
    당제의 제관은 2명으로서 제를 주관하는 사람을 ‘당주’, 그의 보좌역을 ‘당조수’라 부른다. 주민들은 음력 동짓달에 열리는 마을회의에서 생기복덕이 맞고 부정이 없는 사람들로 당주와 당조수를 선정한다. 당주와 당조수는 온갖 금기와 정성을 기울여야함은 물론 당제 1일 전인 정월 초이튿날부터, 한겨울에 당샘 근처 노지에 차일을 치고 제물을 마련하면서 숙식해야 하므로 매우 고통스럽다. 이는 옛부터 지켜온 관습인데 근래에 들어서 당주․당조수로 선정되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누구이건 간에 당주나 당조수 역할을 맡을 때는 당제를 지냄으로써 자신에게 어떤 효험을 얻고자 하는 의도도 있는데 실제로 별반 효험이 입증되지 않기 때문에, 당제를 준비하면서 겪는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이 역할들을 맡으려하지 않는다는 것이 제보자의 설명이다. 당주․당조수의 선정이 점차 어려워지자 금년 같은 경우에는, 마을 주민 모두가 합동으로 당제를 지냈다 한다.
    당제를 준비하기 위해, 우선 마을 이장이 가급적이면 목포로, 여의치 않을 때는 바다 건너 가까이 있는 진도읍에서 제물용 물품을 구입하며, 장산면 소재지의 상점을 이용하려 하지 않는다. 목포의 상점들이 특별히 선호되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은 바다 건너 진도의 진도읍이 다니기에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생활권의 중심을 장산면 소재지만큼보다 진도읍에 두고 있다. 당제용 물품을 구입할 때는 상점도 임신`출산`월경 등의 부정이 없는 곳으로 골라야 한다. 평상적으로 진도읍의 시장이 장산면 소재지보다 훨씬 이용도가 높다. 면소재지의 상점이 그리 발달되지 않았다는 점도 율도주민이 면소재지에서 물품을 구입하지 않는 부분적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제물용품을 구입할 때 장산면 소재지에 가지 않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된다. 문제는 번화한 진도읍의 시장이 평시에는 잘 이용되다가도 제물용품을 구입할 때는 되도록 기피하려는 곳이라는 점이다. 이곳 주민들은 진도읍내 상점들의 사정을 상당한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이장이 제물용품을 구입할 때는 바로 이 점이 문제가 된다. 진도읍에서 당제용 제품을 사러 어느 상점에 어떤 부정이 있는지를 일일이 신경써야 하는 것이다. 물건을 샀을 때 이장은 몰랐지만 다른 주민이 그 상점에 부정이 끼었다고 하면 난감해지기 때문이다. 반면에 목포의 상점들은 거의 지면이 없기 때문에 이장이 부정 여부에 신경을 쓸 수가 없어 차라리 편하다. 그래서 되도록 목포의 상점을 택하려 하는 것이다.
    제물의 마련에 드는 비용은 우선 마을공동자금에서 충당하고 나중에 호당 거출하여 쓰여진 공동자금을 채워 넣는다. 준비되는 제물은 메․주․떡․마른명태․오징어이다. 떡은 ‘3돌금’, ‘5돌금’ 식으로 홀수로 익힌다.
    제물이 마련되면 당주와 이를 당집으로 옮겨 진설한다. 당제는 당주가 단독으로 행하고 당조수는 밖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기다린다. 언작․삼배․헌작․삼배․공작․헌차․소지의 순이다. 소지 절차에서는 호별로 가구주의 이름을 들어 ‘누구소지요’하면서 종이를 태워 올린다. 이때 당주는 밖의 당조수가 듣지 못할 정도로 작은 목소리를 낸다. 당조수 자신을 비롯한 모든 주민이 소지가 잘 오르는지의 여부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만약 잘 오르지 않는 가정의 경우 이 사실을 당조수가 나중에라도 발설하면 그 가족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줄 것이기 때문이다. 당주는 소지가 한 해의 운세를 예측하는 방법이라는 점보다도, 마을 주민들의 심리적 평안을 더 중시하고 그들의 소지 결과를 모르는 채, 다만 자기 가정을 위해 소지를 올렸다는 사실만으로 안도감을 갖기 원하는 것이다.
    당주는 당제를 마치고 당조수와 함께 마을로 내려오면서 뒷산 이곳 저곳에 제물을 조금씩 던져주면서 헌식을 한다. 새벽에 집으로 돌아온 당주와 당조수는 잠시 휴식을 하고, 날이 새면 주민들과 함께 음식과 술을 나누어 먹음으로써 이 마을 당제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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