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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자은면 고장리 사월포마을 뱃서낭·뱃고사·용왕제 신안문화원 2006/3/23 7321


    자은면 고장리 사월포마을 뱃서낭·뱃고사·용왕제

    고장리는 면소재지에서 북서쪽 2km 떨어진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다. 총 25호에 70명(남 32, 여 38)이 살고 있는데, 이 중 농가가 15호, 농가와 상가 등이 10호이며, 농가는 대부분 반농반어이다. 농작물로는 쌀과 땅콩이 생산되고, 해산물의 주종은 새우와 강달어를, 음력 7월에 딱돔·서대 등을 잡는다. 봄․여름에는 대부분의 조업이 사월포 근해에서 이루어지나 양력 9월부터는 북풍이 불어 조업이 어려워지므로 다른 지역으로 가서 조업을 한다.

    (1) 뱃서낭

    제보자 박억철씨의 배, 자성호의 뱃서낭을 모신 ‘당’(당거리)은 선장실 오른쪽 출입구 위에 있다. ‘당’은 바늘을 꽂은 후 청·적·황 삼색 옷감을 상자에 넣지 않는 채 벽에 박힌 못에 걸어 놓은 상태이다. 삼색의 옷감은 뱃서낭이 입는 옷이고 바늘은 뱃서낭의 용품이다. 삼색 옷감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자성호의 배서낭은 여신이다. 이 지역 뱃서낭 신격 결정은 특이하다. 다른 지역에서 선주의 꿈에 나타난 신격의 성에 따라 뱃서낭의 성이 결정되는 것과 달리 이 지역에서는 ‘보살’이라 불리우는 무격이나 점쟁이가 결정한다. 이들은 선주가 배를 사거나 건조할 때 선주의 집에서 잠을 자면서 꿈을 꾼다. 이들의 꿈에 여자가 보이면 여서낭, 남자가 보이면 남서낭으로 신격의 성이 결정되는 것이다. 제보자 최씨는 매년 음력 정월 초사흘날 삼색 옷감을 갈아주면서 메를 진설한다. 그 외에 선주의 꿈에 나타난 뱃서낭의 옷이 더러우면 아무때라도 갈아준다고 한다.
    뱃서낭은 배를 지켜주는 신격이면서, 한편 불운을 가져다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조업 전이나 조업 도중에 선주나 부인의 꿈에 뱃서낭이 나타나면 불길하다 한다.
    박청자씨는 제보자 최씨의 부인이다. 그녀가 수년 전, 자기집 배인 자성호가 해파리를 잡으로 가기 전날 꾸었던 꿈이 뱃서낭과 불운의 사례를 보여준다.
    자성호가 출어하기 전날 밤에 박씨는 뱃서낭이라고 여겨지는 여자가 빨간 치마와 노란 저고리를 입고 갑판에 서 있는 꿈을 꾸었다. 꿈을 꾼 후, 남편이 탄 배가 조업을 하는 도중 스크류에 남의 배 그물이 걸려 배에 고장을 일으켜 전혀 조업을 못하고 배도 움직이지 못해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 이 사고가 난 뒤 지금까지 박씨는 그 원인을 자신이 꾼 꿈에 돌리고 있다.

    (2) 뱃고사

    모든 제보자들의 가정이 음력 2월에 성대한 뱃고사를 지낸다. 음력 2월은 겨울의 휴지기를 보내고 한 해의 첫 출어를 하는 때이므로 일년 간의 성어를 위해 성대한 고사를 행하는 것이다.
    본 보고에서는 이 마을 여타의 고사를 제외하고 음력 2월 출어 고사만을 서술한다.
    여느 때의 뱃고사에서는 선주가 주관하지만 음력 2월의 첫 출어고사에는 통상 단골과 ‘보살’이라고 불리우는 무격이 주관한다. 단골이 자은면에 살지 않은지 오래되기 때문에 목포 등지에서 단골을 불러온다. 어떤 때는 단골 대신에 강신무인 점쟁이를 부르기도 한다. 보살은 자은면 구영리의 복용사에서 불러온다. 단골과 보살 2명이 고사를 주관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사정에 따라 ‘보살’ 혼자 하기도 한다. 또한 선주가 주관하는 여타의 고사는 해당하는 달(월) 세뭇날(음력 12일·27일) 행해져야 한다. 이렇듯 시를 가리는 데에는 물이 가득 차듯 좋은 운세가 들어 닥치라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
    제보자 박기남씨 가정은 올해 음력 2월 무당과 보살을 데려다가 약 5~6만원을 소요하여 고사를 지냈다. 이 때의 상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선주의 집에서 메·주·시루떡·고사리·더덕·콩나물·녹두나물·돼지머리 등의 제물을 준비한다. 이 음식을 선주의 부인이 이물, 선장실(배서낭앞), 기관실 앞에 진설한다. 다음 무당이나 보살 중에서 한 명이 배 주위에 소금을 뿌려서 부정을 물리친다. 부정이 심할 때에는 고추가루를 범벅하여 뿌린다. 여느 고사와 마찬가지로 출어고사에서도 근래에 개고기·뱀고기를 먹은 사람, 가정에 출산이나 상이 있는 사람 등 부정한 사람의 출입이 철저히 봉쇄된다.
    보살과 단골이 출어 고사에서 행하는 역할은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 보살이 배에 올라 선장실에서 징을 치며 경을 읽을 때, 단골은 선장실 밖에서 고풀이를 한다. 고풀이는 7자(척) 7치(촌) 크기의 흰 무명천을 매듭지어 만든 고를 푸는 절차이다. 우선 7개의 고를 매듭지어 풀고, 다시 5개·3개 순으로 묶고 푼다. 이렇듯 고는 항상 홀수로 묶는다. 고가 잘 풀리면 그해 조업이 잘되고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며, 잘 풀리지 않으면 그만큼 불운이 예측된다. 보살은 선장실에서 독경을 마치면 이물·기관실의 순으로 옮겨서 경을 읽는다. 이 때 단골은 보살이 경을 읽을 장소를 뒤따르면서 고풀이를 한다. 이렇게 단골과 보살은 연이어 서로 자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근해의 어장으로 가서, ‘용왕사자밥’이라는 이름의 제물을 용왕에게 헌식한다. 여기서 보살은 풍어를 기원하는 경을 읽고, 무당은 고사 때 남은 제물을 조금씩 떼어 따로 장만한 밥과 범벅으로 바다에 뿌린다. 이상의 모든 절차가 끝나면 선주가 사람들을 초청하여 남은 음식과 술 등을 대접한다.
    이 지역에 기독교가 유입된 이래 수산의례가 현저하게 약화되었지만, 뱃고사와 몇몇 금기는 아직도 상당한 지속력을 갖고 있다. 워낙 앞일을 예측하기 어려운 어업이기에, 민간의 신앙이 잔존할 수 있는 것이다. 제보자 박인길씨는 기독교신자이다. 그래서 그는 자기의 배에 뱃서낭을 모셔놓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뱃고사만큼은 항상 지내고 있으며, 뱃고사에서 모시는 신격들을 신봉하지는 않으나 매년 뱃고사를 실행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에 위안이 생기고 안심이 된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는 특히 뱃고사를 지내고 나면 바다에서 바람이 불거나 위험한 처지에 놓여도 훨씬 마음이 안정된다고 말하고 있다.

    (3) 용왕제

    5년 전까지만 해도 이 마을에서는 매년 음력 정월 초사흘날 마을공동제의가 행해졌다. 마을공동제의는 마을 뒷산에 있는 제단에서 행하는 산제와 마지막에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하는 용왕제로 나뉘어 있었다. 용왕제가 일종의 하당제였던 셈이다. 산제의 제신은 ‘산신령’, 용왕제에서의 제신은 ‘용왕’이었다. 자주 제관을 맡았던 제보자 박기남씨는 산제와 용왕제에 다음과 같이 매우 간단한 기억만 하고 있다. 먼저 산제를 지내고 바닷가로 내려가서 돼지머리·주·명태·과일 등을 진설한다. 그리고는 “용왕님 우리 마을에 아무 사고 없이 잘 도와주시고 우리 어장을 사고 없이 잘 도와주십시오”라고 구축을 하고, 바다에 음식물들을 뿌려 헌식하는 것으로 용왕제는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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