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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흑산면 비리 마리마을 산제, 당제, 둑제 신안문화원 2006/3/23 3418


    흑산면 비리 마리마을 산제, 당제, 둑제

    마리마을은 흑산면의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마을 북동쪽의 산을 넘으면 진리의 읍동마을이 있고, 남쪽으로 비리마을과 인접한 이 마을은 면소재지인 진리에서 도보로 1시간 10여분, 해로를 통해서는 배로 15분 거리이다. 산골짜기를 따라 형성된 마리마을은 총 29호의 비교적 작은 마을로 인구 159명(남 87, 여 72)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이 바다와 접한 관례로 29호 중 20호가 어업을 주업으로 삼고 있으며, 주요산물로는 미역, 톳, 우럭 등이 있다.
    마리마을은 최근에까지 산제와 당제를 지내왔고, 약 7~8년 전까지 둑제를 지내왔다. 두 제의 모두 마을의 안녕과 제액을 기원한다는 점은 같지만 산제․당제와 둑제는 제의 시기와 대상, 내용이 크게 다르다. 산제와 당제는 매년 음력 정월 초사흘날 산신과 당신에게 마을의 평안과 풍요를 기원하는 제의인 반면 둑제는 양력 7~8월에 용왕에게 배의 안전과 어업의 번성을 통한 마을의 풍요를 기원하는 제의이다. 둑제의 경우는 과다한 경비 부담으로 인해 8년 전부터 지내지 않고 있다. 당제의 경우도 최근 3년 간 지내지 않았다. 그러나 산제와 당제는 둑제처럼 경비부담 등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그 동안 해마다 마을에 출산, 상 등의 부정이 끼었기 때문에 거행되지 않은 것이다.
    산제․당제의 제장은 마을 남쪽 산 중턱에 있다. 주민들은 이 곳을 ‘당산’이라 부른다. 그러나 본래의 당은 이 곳이 아니고 마을 북쪽 산에 있는 바위였다. 당이 이 곳으로 옮겨온 내력이 주민들의 제장에 관한 관념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 전의 당이었던 바위에는 신체인 한지가 걸려 있었다. 어느 날 태풍이 불어 이 신체(한지)가 날아가 현재의 당자리에 있었던 자팝나무에 걸렸다. 이를 본 주민들은 신이 원해서 이리로 왔으니 이곳이 당이 되어야 한다고 해석하고는, 자팝나무를 베고 그 자리에 새로 당집을 지었다.
    당은 본당과 화당으로 구분된다. 먼저 본당은 신체인 한지가 걸린 곳으로써 상당과 하당이 있다. 그러나 실제 상당과 하당이 따로 지어져 있는 것은 아니라 같은 당내에 신체인 한지가 3개 걸린 좌측은 상당, 2개 걸린 우측은 하당이라 부를 뿐이다. 상당에서는 하당의 토주가 되는 산신에게 ‘산제’를, 하당에서는 이보다 격이 낮은 것으로 인식되는 당신에게 제를 지낸다. 본당 좌측 아래에 화당이 있다. 화당은 제기를 보관하고, 제 기간 동안 제주가 거처하며 음식을 장만하는 곳이다.
    제를 주관하는 제주는 연말 마을 회의에서 결정한다. 마을 성인들 중 생기복덕이 맞고 가정과 가족원들도 깨끗하다고 판단되는 사람 2명을 선정한다. 이 2명 모두 ‘제주’라고 부른다. 그증 1명은 제를 주관하고 다른 1명은 보좌역할을 한다. 일단 제주로 선정되면 제일까지 근신하면서 온갖 정성을 드려야 한다. 육식을 않아야 하고 잡인과의 대화도 금해야 하며, 친척집에서 상이 났어도 출입을 하지 않아야 한다.
    정월 초하루가 되면 제주들은 당에 올라 본당과 화당, 그리고 당샘을 청소한 후 금줄을 친다. 또한 당에 오르는 길목에도 금줄을 쳐서 잡인의 근접을 막는다. 일단 당에 오른 제주들은 초사흘까지 근신하며 대소변 후에도 반드시 목욕하는 등 온갖 정성을 기울인다. 음식을 먹으면 대소변을 보아야 하고 그 때마다 찬물로 몸을 씻어야 하기 때문에 3일동안 제주들은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집에 있는 제주의 가족들도 부정한 음식을 가리는 등 일체의 행동을 조심하며 나머지 주민들 역시 큰 소리를 삼가고, 밭에 분료 시비를 피하며 밤에는 일찍 자는 등의 정성을 기울인다.
    제물은 화당에서 준비한다. 전에는 메, 산채, 떡 모두를 화당에서 마련했으나 근래에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떡만큼은 집에서 만들어 당으로 가져온다. 제물로 육류나 해물을 삼간다. 이때 쓰이는 쌀은 3개월 전에 준비하여 이 사무소에 보관했다가 제주가 선정된 후 그에게 지급된 것이다. 산채는 마을에서 채취한 것만을 사용한다. 제물을 장만할 때 쓰는 비용과 제주 수고비 2만원을 합쳐 평균 5~6만원의 제비가 소요되며 이를 마을 공동자금으로 충당한다.
    초사흘 자정부터 새벽 4~5시 사이에 산제와 당제를 지낸다. 맨 먼저 정화수를 진설하고 다음 <설상→구축→재배→소지→사신>의 순으로 제를 지낸다. 소지는 호당 소지로서 전호주를 호명하면서 올린다. 이때 배를 소유한 선주가 뱃기(기)를 가져오면 그 배의 안전을 위해 한 번 더 소지를 올려준다. 뱃기가 어떤 종교적 의례를 갖는 것을 ‘당맞이’라하는데 이 때 뱃기는 배를 대표하는 것이다. 당에 뱃기가 올라오면 소지를 올려주는 것도 ‘당맞이’의 일종이다. 사신이란 잡신을 먹이는 헌식의 절차로서 제물을 조금씩 떼어 본당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땅을 파고 묻는다.
    산제와 당제가 끝나면 제주는 불을 피워 주민들에게 종료를 알린다. 피어오른 불을 본 주민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풍장(농악)을 앞세우고 당에 올라 제주들을 데리고 마을로 내려온다. 마을에서 주민들은 남은 제물을 먹으며 풍장을 치고 흥겹게 논다. 풍장은 흥을 돋굴 뿐 아니라 잡귀들은 쫓아내고 제신을 위로하는 기능을 한다.
    다음으로 7․8년 전에 없어진 둑제에 관해 간단히 소개한다. 어업이 주업인 이 마을은 정월의 산제, 당제보다 훨씬 성대한 둑제를 지냈다. 둑제는 풍어를 비롯한 해산물의 풍요를 기원하는 의례로서 제신은 ‘유왕신’(龍王神)이라 불리우는 바다 용왕이다. 제장은 ‘유왕당’이라 하는데 사실상 당집은 없고 마을의 선착장 부근의 노지가 유왕당이다. 둑제는 산제․당제보다 훨씬 성대하여 제물만 해도 밥, 떡, 나물, 해물, 육류 등이 진설되었다 하며, 특히 소를 한 마리 잡았다 한다. 이렇듯 유왕신에게 바쳤던 제물은 산신, 당신에게 일체의 육류를 안 놓았던 것과 뚜렷이 대조된다. 둑제를 주관하는 사람도 현 마을주민이 아니라 제주도 목포 등지에서 불러온 법사라는 독경쟁이였다. 산제․당제와 달리 둑제에서도 모든 주민이 참여했다. 특히 배를 소유하지 않은 사람도 다소간 김, 톳 등의 양식업을 하기 때문에 둑제에는 반드시 참여했다. 제는 법사의 독경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독경이 끝나면 보릿대로 사람의 형상을 만들어 옷을 입힌 60~80cm 크기의 허수아비를 작은 목선에 앉혀놓고 이 목선을 바다 한 가운데로 보낸다. 이때 주민들은 풍장소리를 내면서 유왕신에게 자기의 소원을 기원하면서 하직 인사를 했다. 제보자는 둑제에 약 100만원의 경비가 들었다 하면서 이 지나친 부담 때문에 둑제가 중단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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