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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면 비리 비리마을 당제 |
신안문화원 |
2006/3/23 |
29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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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면 비리 비리마을 당제
비리 마을은 흑산면의 북서쪽에 위치한 배산임해의 마을로 예리항과는 배로 20여분 거리이다. 현재 총 호수 39호에 202명(남 91, 여 111)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중 김해김씨가 가장 많은 호수를 차지한다. 마을의 주업은 어업으로 우럭, 멸치, 농어가 잡히고 부녀자들이 잠수하여 채취하는 전복, 미역 등의 해산물도 비중높은 소득원이 된다.
마을에서는 매년 정월 초하루부터 초사흘까지 3일 간 당산에서 당제를 지낸다. 제장인 당산은 마을 북쪽 산중턱에 있는데, 주민들은 제를 지내는 곳을 상당, 제주가 거주하는 곳을 하당이고 부르고 있다. 상당, 하당 모두 기와의 맞배지붕에 블록으로 벽을 쌓은 단칸집이다. 하당에는 제기실이 있고 그 안에 솥, 절구 등이 보관되어 있다. 당샘은 당산에서 약 30m 떨어진 바닷가 해안 근처에 있다. 당샘은 일반 주민에게 제 기간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워낙 물이 시원하고 맛이 좋아 일부 주민들이 사용하곤 하여 작년에는 샘덮개를 덮어 함부로 사용치 못하게 하고 있다.
당신은 당영감과 할머니 부부이다. 상당 내에는 당신의 화상이 있고, 한지로 만든 지전이 걸려 있다. ‘당거리’라고 불리우는 이 지전은 당신의 신체로 알려져 있다. 주민들은 당을 매우 신성시하여 함부로 접근하지 않으며 특히 마을에 상이나 산고가 있을 때 당집의 문을 열면 벌을 받는다는 속신을 갖고 있다. 또한 이 마을 주민들이 당제 전과 당제가 진행되는 기간을 신성시하는 관념도 여타의 마을보다 훨씬 강하다. 우선 제일 전에 마을에 상이나 출산이 있으면 그 해의 제를 포기한다. 당제를 연기해도 한 겨울에 당샘에 벌레, 뱀 등의 흉물이 나타나는 등 반드시 상서롭지 못한 징조가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당제를 얼마나 잘 지냈는가의 여부는 쉽게 나타난다. 만약 어딘가 잘못이 있으면, 마을에 쥐가 들끓어 농사를 망치기 때문에 쉽사리 당제에 잘못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까다롭고 신성하게 지내는 비리 당제의 개략적 상황은 다음과 같다.
연말 총회 때 마을의 전 주민이 모인 자리에서 2명의 제관이 선출된다. 부정하지 않고 의식의 순서를 아는 사람 1명과 그를 보좌하여 줄 사람 1명이 제관으로 선출된다. 제관에게는 약간의 수고비가 마을 공동기금에서 지급된다. 제일 3일 전에 제관들은 당제에 쓸 화목을 마련하며, 주민들은 당에 올라가 당집과 당샘을 깨끗이 청소하고 금줄을 친 후 내려온다. 그 후 주민들은 일체 시끄러운 소리를 내지 않고 제일까지 조용히 지낸다. 나아가 제일에는 당근처에 배도 지나갈 수 없다 한다.
제관들이 하당에 올라 메, 떡, 산채를 준비하되 이때 고기와 술은 절대로 마련하지 않는다고 한다. 제물 마련 등의 비용은 한해 평균 6만여원으로 모두 마을 기금에서 사용한다. 정월 초하루 자정부터 새벽 3시경까지 제를 지낸다. <설상→재배→구축→소지→헌식>의 순서로 제를 지낸다. 소지에서는 모든 가정을 대상으로 소지를 올리는데 종이가 올라가는 상태를 보고 그 집 한 해의 운세를 예측한다. 즉 소지가 위로 잘 올라가면 한해의 운세가 좋고 떨어지면 그 반대라는 것이다. 제관은 소지가 제대로 오르지 않은 가정에서 나중에 그 사실을 알면 낙심하기 때문에 소지 결과를 일체 말하지 않는다. 제를 지낸 다음 제물을 제장 주위 5～6군데에 묻어 헌식한다.
당제를 끝내면 제관은 촛불을 흔들어 마을에 제게 끝났음을 알린다. 이를 본 마을 주민들은 농악대와 함께 굿을 올리며 당에 올랐다가 제관들을 데리고 마을로 내려온다. 이어서 주민들은 마을 회관에서 남은 제물을 먹으면서 굿을 치고 즐긴다. 남은 제물을 제관에게 모두 주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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