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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비금면 내월리 내촌마을 당제와 거릿제 신안문화원 2006/3/23 3624


    비금면 내월리 내촌마을 당제와 거릿제

    비금면 소재지인 덕산리에서 남서쪽으로 약 4km쯤 되는 곳에 내촌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동으로 외촌, 서로 산너머 서해 바다, 남쪽으로 전답지를 건너 내포와 월포, 북쪽으로 고서리 서산마을과 접해 있다. 마을 뒷쪽에 있는 선왕산(해발 255m)의 형태가 소쿠리처럼 생겼고 가장 안쪽에 마을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안동네 또는 내촌이라 부른다. 현재 52호에 201명(남 89, 여 112)이 거주하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내촌에서는 매년 음력 정월 열나흩날 자정부터 정월 보름 새벽 2시까지 당제와 거리제를 지낸다. 당제의 제신은 마을 뒷산의 이름과 같은 선왕신(서낭신)으로, 마을의 풍농과 평안, 객지에 나간 사람의 무사고 등을 기원한다. 선왕신의 영험은 당제를 정성껏 지내면 제관의 꿈에 여신이 나타나고 잘못 지내면 엉뚱한 잡신들이 나타나 이상한 징조를 보인다는 이야기 등에서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당제를 지낸 후에 임자 없이 떠도는 잡신들을 달래기 위해 거리제를 지낸다.
    내촌 당제의 유래에 관한 전설이 전해 오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옛날, 아버지와 딸이 살고 있었다. 어느날 아버지가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간 뒤 돌아오지 않자 그 딸은 선왕산에 올라가 기다리다 지쳐 끝내는 죽고 말았다. 그후 딸의 원혼이 울면서 마을을 돌아다녀 주민들이 그 원혼을 달래기 위해 선왕신으로 모시고 당제를 지내게 되었다.
    당제는 선왕산 중턱에 있는 동자상 앞에서, 그리고 거리제는 마을 입구 길에서 지낸다. 원래 당제는 선왕산 중턱 두 개의 바위 틈에서 지냈다. 그러다가 1947년 이 마을 유지인 유용덕씨가 이 곳 두 개의 바위 사이에 동자상을 세웠고 이 상이 당제의 신체가 되었다. 이 동자상은 높이 100㎝, 둘레 64㎝, 얼굴길이 26㎝에 머리에는 16㎝ 높이의 관을 쓰고 있다. 한편 왼손을 오른손 위로 하여 양손을 가슴 위에 얹고 있으며 미소를 머금은 넓적한 얼굴에 비취색의 구슬로 눈을 만들어 박아 놓았다. 동자상의 전면 기단부에는 이 상의 걸립연대와 「선왕산 신령지위」란 비문이 새겨져 있다. 제장 바로 밑에 맞배함석지붕으로 된 당집이 있다. 당집은 원래 기와지붕이었다가 낡아서 쓰러져 가던 것을 몇 년 전에 보수하면서 함석지붕을 얹었다. 당집 내부는 방 1칸, 부엌 1칸이 있고, 방에는 시렁을 두어 제의 시에 사용하는 제기들을 정돈하여 놓았다.
    근래에는 제일 10일 전에 이 마을의 토박이인 강길섭씨가 생기복덕을 보아 제를 주관하는 제관 1명과 집사 1명을 선정한다. 이들은 생기복덕과 제운이 맞고, 집안에 상이나 산고가 없으며 개고기나 닭고기 등 부정한 음식을 먹지 않은 사람들이다. 한편 남이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원해서 제관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제보자 유상희씨는 객지 생활을 하기 전에 자원해서 제관이 되었던 적이 있다. 그 후 객지에서 생활할 때 마음도 든든하고, 하고자했던 일들이 모두 잘 풀려 나갔다면서 심리적 안정과 생활의 순탄함이 당제 제관을 한 덕택이라고 믿고 있다.
    제일 전에 마을 이장은 목포에서 당제와 거리제에 사용할 제물로 쇠고기, 건명태, 콩나물, 과일, 숭어, 낙지 등을 구입한다. 이때 세속적인 흥정으로 인한 부정을 막기 위해 값을 절대로 깎지 않는다. 제비용은 마을 공동자금으로 충당한다. 1987년도에는 152,000원이 제비용으로 소요되었다.
    제관과 집사는 정월 열이튿날부터 제장에 올라 3일 간 근신을 하면서 동자상 앞과 당집,당샘을 청소한다. 그 후 이들은 당샘에서 목욕재계하고, 동이에 물을 떠다 동자상을 목욕시키며, 3일 동안 아침마다 청수를 떠다 그 앞에 바친다. 또한 당샘과 제장 입구 당집, 제관집에 금줄을 쳐서 잡인의 출입을 통제한다. 제관이 제장에서 근신할 동안 그의 부인은 자기집 마당에 짚을 깔고 물동이에 정화수를 담아 놓고 제장에 올라간 제관이 일을 원만하고 무사하게 수행하도록 기원한다.
    정월 열나흩날 제관과 집사는 당샘에서 물을 길어다 제물을 조리한다. 준비되는 제물은 메, 과일, 산채, 콩나물, 쇠고기, 시루떡, 숭어, 낙지, 건명태 등이다. 조리를 할 때 간장 이외의 양념은 일체 넣지 않는다. 한편 거리제용으로 범벅떡도 만들어 둔다.
    제물의 진설이 끝난 후, 제관은 목욕재계를 하고 한복으로 갈아 입는다. 당제는 제장 아래에서 농악대가 치는 걸궁소리와 함께 시작되는데, <분향→강신→독축→초헌→아헌→종헌→유식→사신→소지>의 순서로 진행된다.
    독축 때의 축문은 다음과 같다.

    유세차○○○ 정월 ○년 ○일 감소고우 선왕산 신령 선왕신께 고하나이다. 연년행사로 해가 바 뀌어 금년에도 차례를 올리면서 비옵니다. 산하에서 거주한 주민 일동이 건간하게 하옵시고 오곡 농사에도 재해와 병풍해 없이 되게 하옵시고 아무 병고도 들지 않게 하시고 청소년 위민 모두와 군에 가서 국방하는 청년장병 아무 사고 없이 충실하여 무사히 돌아오며 직장에 있는 자도 근면 성실하여 승진도 바라며 사업자도 번영하여 대기업가가 되어 주시기 비오면서 정성을 다하여 차 례를 올리오니 많이 흠향하시기 바랍니다.

    소지는 ‘불지’라고도 부르는데 희망한 사람들이 소지 종이를 구입해서 그 종이에 생년월일, 성명 등을 기입하고 이장을 시켜 제장으로 올려 보낸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소지 종이를 제장에 올려 보낼 때 김 등의 간단한 선물을 함께 보내 주민들의 제관의 노고를 위로하기도 한다. 제관은 피워놓은 화톳불에서 한 장씩 소지를 올리면서 ‘몇 년 몇 월 몇 일생 아무개 소원 성취요’라고 구축을 한다. 소지가 잘 오르면 그 해 재수가 좋고 그렇지 않으면 매사에 조심해야만 그 해를 무사히 넘길 수 있다 한다.
    거리제는 마을 입구 길가에서 지낸다. 짚을 깔고, 당제의 제물 조리 때에 따로 바련해 두었던 밥과 범벅떡 등을 창호지에 싸서 진설한다. 제는 <진설→헌작→독축→헌식>의 간단한 순서로 지낸다. 거리제 축문은 다음과 같다.
    유세차○○○ 감소고우 동서남북 오방 상오신 모든 잡신에게 고하나이다. 연년행사로 해가 바뀌어 차례를 드리면서 비옵니다. 우리 마을에 잠재하고 있는 잡귀신이라면은 임자없이 떠도는 귀신, 모든 잡귀신을 위하여 정성을 드려 차례를 올리오니 많이 흠향하시고 우리 마을에 아무 재앙없이 보내게 해주시길 비옵니다. 못 잡수셨다고 마시고 많이 흠향하시고 소거천리 하시라.
    헌식에서 일부의 음식은 뿌리고 일부는 땅속에 묻는다. 2시간 가량 걸려 거리제가 끝나고 이어서 마당밟기가 벌어진다. <제관→이장→마을 유지→일반 가정>의 순으로 마당밟이를 한다. 오래 전에는 이 마을 주민 권금봉씨가 이 일대에서 명인으로 알려진 상쇠였으나 현재 작고했고 지금은 그의 조카인 권영준씨가 상쇠를 맡고 있다. 농악꾼들은 집집마다 우물, 부엌, 마루 등에서 굿을 친다. 이때 각 가정에서는 음식과 술 등을 대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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