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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신의면 상태3구 모롱마을 당제, 거리제 신안문화원 2006/3/23 3814


    신의면 상태3구 모롱마을 당제, 거리제

    신의면 소재지인 모롱마을은 동쪽으로 좁은 농경지가 있고 남서쪽으로 염전이 있다. 이 마을은 염업이 성하고 김양식을 통해서도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1987년 현재 171호에 838명(남 452, 여 386)이 거주한다. 장택고씨가 82호, 천안전씨 48호, 김해김씨 28호, 밀양박씨 10호 등이 거주하는 각성마을이다.
    이곳에서는 매년 정월 초사흘날 새벽 1시부터 6시까지 약 5시간 가량 마을의 평안과 제액을 비는 상당제, 하당제와 거릿제가 행해진다. 제신은 상당제의 경우 당할아버지-일명 대사-이고, 하당제는 당할머니-보살님-이며, 거리제는 마을의 잡신이다.
    상당은 마을 뒷산 중턱에 있으며 ‘당산’이라 한다. 상당에는 소나무와 활엽수림이 우거진 곳에 큰 암석이 있어 그 양쪽에 자연석 돌담이 둘러쳐져 있다. 내부에는 상․하 1cm간격을 둔 2개의 석단이 나란히 놓여있다. 하당은 상당에서 동쪽을 20m 떨어져 있는데 인공의 건조물은 없고 수림으로만 되어 있다. 거리제 때의 제장은 마을 앞 ‘방천’이라는 곳이다. 제일 5일전에 이 마을에 사는 점쟁이가 생기복덕을 맞춰 제관 2명을 선정한다. 점쟁이는 생기복덕 외에 출산, 상 등의 부정을 고려한다. 제관 2명 중 1명은 제를 주관하는 제주이고 1명은 그의 보좌역이다. 이들은 섣달 그믐날부터 집안을 깨끗이 하고 상고나 산고가 있는 집의 출입을 삼가며 대소변 시는 꼭 목욕재계를 하면서 온갖 정성을 기울인다. 제 전까지는 잡인과 대화해서도 안되며 혹 잡인을 접할 경우 부정의 오염을 막기 위해 고개를 숙여 마주치지 말아야 한다. 이 기간동안 세벌의 옷을 깨끗이 빨아 준비해 둔다. 만약 제관들이나 그 가족 중 누군가가 상해로 피를 흘린다든지 죽은 뱀이나 꿩을 보게 되면 심한 부정을 탄 것으로 여겨서 그 해의 재를 포기한다. 사람들은 부정을 탔음에도 불구하고 제를 지내면 마을에 큰 화가 미친다고 생각한다.
    제관들은 정월 초이튿날 이른 아침 당산에 올라 상당과 하당을 청소하고 내려와 제주집을 깨끗이 청소한다. 제주집에는 왼새끼를 꼬아 만든 금줄을 치고, 대문 밖에 황토를 뿌린다. 이때부터 제주만 남고 그의 가족들은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겨야 하며 금줄을 경계로 잡인의 출입을 금한다. 한편 마을 샘도 깨끗이 청소한 후 거적으로 덮어 놓는다. 일단 거적으로 덮이게 되면 아무도 이 물을 사용할 수 없다. 만약 마을 샘을 깨끗이 했는데도 물에 오물이 생기면 제주는 정성이 부족한 탓이라 여기고 목욕재계하고 다시 청소한 후 깨끗한 거적으로 덮어둔다. 여러번 당샘 청소를 해도 물이 깨끗해지지 않으면 마을에 부정한 것이 있거나 정성이 부족해 당할아버지와 당할머니가 제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경우에도 역시 당제를 지내지 않는다. 다음의 경우는 당샘에 대한 정․부정의 관념을 잘 보여주고 있다.
    물이 정하지 않았을 때의 일이었다. 당시 제관은 당샘의 물이 불결해 다른 곳에서 목욕재계를 했다. 그런데 돌연 검은 머리가 흰 머리로 변해버려 제관은 급히 당샘을 깨끗이 청소하고, 그 물로 목욕재계를 드렸더니 다시 검은 머리로 되었다.
    정월 초하룻날 이장이 목포에 나가 제물을 구입해 오고 제일 하루 전날(초이튿날) 제주는 목욕재계하고 그의 집에서 진설에 필요한 제물을 준비한다. 제물은 명태, 산채, 쇠고기, 밥, 떡, 녹두나물, 듬북나물 등이다. 상당제의 제신인 당할아버지는 승려이기 때문에 육류를 진설하지 않는다. 떡이나 밥을 만드는 쌀은 반드시 새 쌀로 해야 하며 쌀을 담는 그릇(쪽박)도 새 것으로 구비해야 한다. 음식을 조리할 때는 간장으로 간을 맞출 뿐 일체 양념을 사용하지 않는다. 제의 때 쓰는 술은 당샘(마을샘)의 물을 사용해 만든다. 제기는 제주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을 쓰지만 옛날에는 따로 목기를 마련해 두고 사용했다.
    초이튿날 밤 11시가 되면 제주는 등불을 켜고 향불을 피운다. 그리고 나서 마을로 내려가 준비된 제물을 상당으로 가져온다. 상당제는 <진설→재배→헌작→구축→소지>의 순으로 진행된다. 메, 취나물, 고사리나물, 녹두나물, 도라지, 정화수가 진설되는데 메는 밥솥째 놓는다. 구축에서는 ‘아무개가 젯상 모시니까 잘 잡수고 동네 잘 되게 해주십시오’라고 기원한다. 소지에서는 제주, 이장, 마을유지, 각 가정의 순으로 올린다. 이때 소지가 하늘로 올라가면 한 해의 운이 좋고 그렇지 않으면 매사에 조심해야 그 해를 무사히 넘긴다 한다.
    상당제가 끝나면 제관은 진설된 음식을 그대로 두고 마을로 내려와 하당제의 메밥을 지어서 하당에 오른다. 하당제는 상당제와 같은 순서로 진행되며 제물은 메, 편, 정화수, 취나물, 도라지, 녹두, 고사리, 명태, 쇠고기 등으로 육류까지 진설된다. 제주가 일단 제장으로 가면 제주집의 금줄이 거두어지고 사람들의 출입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당제가 거행되는 동안 부인은 집으로 돌아와 거리제 때 진설할 밥, 듬북국 등을 준비한다. 하당제가 끝나면 제주는 진설했던 음식을 모두 거두어서 거리제장으로 내려온다.
    거리제에서는 마람 한 장을 펴고 새로 마련한 밥과 듬북국, 당제 때 마련해 두었던 명태, 떡 등을 차려놓고 마을의 잡신을 위로하는 제를 지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거리제에서는 단골이 제를 주관했다 한다.
    오전 10시경이 되면 거리제까지 끝나고 음복이 시작된다. 제물 중 떡, 명태는 그 자리에서 온 주민이 함께 먹으며, 밥은 모아 두었다가 막걸리를 만들어서 나중에 동회 때 나누어 먹는다. 음복의 음식은 약이 된다고 여겨져 모든 사람이 먹지만 부정한 사람은 제외된다.
    음복을 끝낸 아침, 마을의 농악꾼들이 가가호호를 방문하면서 마당밟기를 한다. 각 가정에서는 이들에게 밥이나 술을 대접하기도 하고 돈이나 쌀을 내놓는다. 마당밟기를 하여 모아지는 돈은 동네 공동자금으로 비축된다.
    제를 지낸 이튿날 마을 회의를 열고 한 해 동안의 결산과 제관들의 수고비를 논의한다. 전에는 보리수매 후에 생기는 돈에서 제관들에게 수고비조로 다소의 금액을 주었다고 하나 지금은 이장이 매 호마다 쌀 1되씩을 각출해 수고비로 지불하고 있다.
    모롱마을의 당제와 거리제는 기독교의 유입으로 점차 약화되어 되어 가고 있다. 우선 기독교신자들이 민간신앙을 부정하며, 다른 이들은 그 영향을 받아 당제․거리제의 효험을 점차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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