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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증도리 대초(大棗)3구 장고 마을 산신제 신안문화원 2006/3/23 2450


    증도리 대초(大棗)3구 장고 마을 산신제

    장고마을은 면소재지인 증도리에서 버스를 타고 약 15분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다. 마을 동쪽은 원대초(元大棗)에, 서쪽은 넓은 농경지와 서해바다에, 남으로는 넓은 염전이 자리하고 북으로는 사동 마을과 접하고 있다. 1987년 조사 당시 총인구 430명(남 229, 여 201)에 89호가 거주하고 있다. 이 중 전주이씨가 41호로 성씨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 마을민의 주업은 농업으로 벼농사 외에 특히 마늘 재배를 많이 하여 해마다 6월에 농협으로 출하하고 있다.
    매년 음력 정월 보름에 거행되는 이 마을의 동제는 ‘산신제’ 혹은 ‘당산제’라고 불리우며(이하 산신제로 표기) 제신은 ‘산신할머니’라 불리우는 여신이다. 만약에 제일인 정월 보름 전에 마을 주민 중 산고나 상을 당했을 경우, 이에 따르는 부정을 막기 위해 다시 택일한다. 제장은 노송이 우거진 마을 뒷산 언덕 밑에 위치해 있다. 높이 100㎝, 가로 341㎝, 세로 361㎝의 돌담이 사면에 둘러쳐 있고 그 안에 돌로 쌓은 제단이 있다.
    산신제 제관은 제를 주관하는 제주 1명과 집사 2명이다. 이들은 마을에서 한학으로 학식이 높고 덕망이 있는 연장자가 생기복덕을 보아 선정한다. 제관 선정에서 필수적으로 고려되는 사항은 생기복덕이 맞고 부정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가정에 상이 없고 가족 중 임신한 사람이 없으며, 개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따위의 추하다고 여겨지는 음식을 먹지 않아야 한다. 제관으로 선정된 사람들은 그날부터 외지로 출타해서는 안되며 다른 사람들이 그의 집에 출입해서도 안 된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산신할머니가 노해서 크게 화를 입힌다 한다.
    이 마을 주민들은 제관이 근신을 하며 제일을 기다릴 때, 또 혹은 제를 지내면서 정성을 제대로 쏟지 않으면 산신할머니가 노한다는 내용의 다양한 경험 사례들을 갖고 있다. 우선 제보자 김정용씨는 제를 제대로 못 지낼 경우 산신할머니가 제주 꿈에 나타나 “너는 잘 한다고 한다만은 정성이 부족하고 음식이 깨끗치 못하다”고 불평을 하는데, 이때는 제관들이 목욕재계하고 제물을 다시 준비해서 지내야 한다.
    제 일주일 전 3명의 제관들은 제장 근처에 있는 당샘을 깨끗이 청소한 후, 제주 집에 따로 방을 마련하여 제일까지 함께 기거한다. 이 집과 제터, 당샘에는 금줄이 쳐진다. 이곳이 신성한 곳임을 알리고 부정한 잡인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함이다.
    산신제 후 제주에게는 마을앞 제방 밑에 동제답 300평을 1년간 경작케 하는 특권이 주어진다. 과거 생활이 궁핍했던 시절에는 주민들이 이 논을 경작하기 위하여 서로 제주가 되려고 했다. 그러나 요즈음에 들어와서는 오히려 제주를 하려는 사람이 드물어 산신제 수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보자들에 의하면 많은 주민들이, 제주가 되어 그 엄한 금기와 절제를 지키면서 겪어야 할 고생과, 논의 경작권이라는 경제적 혜택을 저울질하다가 ‘그 작은 규모의 논을 경작하는 약소한 혜택을 보려고 제주의 그 고생을 겪지는 않겠다’는 쪽으로 기울기 때문에 제주 선정이 힘들어졌다 한다.
    근래에는 산신제에 드는 비용을 호당 일정액을 거출하여 마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매년 5~6만원의 비용이 소요되는데 이를 충당하기 위하여 ‘동제돈’이라는 명목으로 대략 호당 1000원씩 거출한다. 현금 대신에 쌀을 내는 가구도 있는데, 이 쌀은 제수로 사용된다. 2명의 주민이 집집마다 다니며 이 현금과 쌀을 걷는다. 모은 현금과 쌀을 갖고 신성한 제주 집에 들어가는 사람들 역시 부정하지 않아야 한다. 한편 이 때 많은 금액을 마을에 희사하는 사람도 있어 실제 모여지는 금액은 해마다 일정치 않다.
    제물은 돼지머리․술․과일․포․조기를 비롯한 해물 등의 제물을 장만한다. 과거에는 청주를 빚어 제주(祭酒)로 사용했으나 지금은 소주를 구입하여 사용한다. 제관들은 제물의 조리 등 제를 지내기 위한 온갖 준비를 제주 집에서 한다. 제물 장만 시 식수는 당샘물을 사용한다.
    보름날 자정부터 제가 거행되며 <진설→분향→재배→독축→소지→음복>의 순서로 진행된다. 소지는 마을 전체, 제관, 이장, 마을 유지, 마을 주민의 순으로 진행된다. 이 때 제주는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장고리 000 금년에 무병하고 하는 일마다 잘되게 해주십시요”라는 말을 한다. 당에 진설되었던 음식은 제관들과 농악대들이 음복을 한다. 제물을 마을로 가지고 오면 마을에 쥐가 많아진다는 속신이 있어 절대로 마을로 가져오지 않고 그 자리에서 음복하는 것이다.
    모든 제가 끝나면 헌식을 한다. 헌식의 절차에서는 돼지머리를 광목베로 싸서 석단 아래에 묻는다. 그 후 제관들은 진설된 음식을 조금씩 덜어 농악대와 함께 제장아래 밭 언덕과 동서남북 사방에 음식을 뿌린다. 이러한 행위는 제장 주의에 몰려든 잡신들에게도 음식물을 풀어먹이기 위함이라 한다. 헌식이 끝나면 제장에서 산신제가 끝났음을 알리는 화톳불을 피운다. 이 때 미리 올라와 있던 농악대는 악기를 치며 상쇠를 필두로 제장에 일렬로 서서 제장을 향해 인사굿을 친다. 그 후 제장 주의를 세바퀴 돈 다음 마을로 내려와 각자 해산한다.
    제가 끝난 날 아침 마을에서는 전년도 마을사업의 총결산과 새로운 이장선출을 위한 총회를 열고 그 후 농악대는 제주의 집에서부터 시작하여 각 가정을 들며 샘굿․마루굿․정지굿 등의 마당밟기를 한다. 농악대가 마당밟기를 할 때 각 가정에서는 바가지에 쌀을 담고 그 위에 정화수 그릇과 촛불을 놓아, 마루에 깔아놓은 짚 위에 올려 놓는다. 가정의 수호신인 성주신에게 안택을 기원하기 위함이다. 음식과 술이 농악꾼에게 제공되고 마을은 하루종일 축제의 분위기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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