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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신안군의 무굿 신안문화원 2006/3/23 3368


    무굿

    무굿은 사제자인 당골이 무악의 반주에 따라 노래하고 춤추면서 제의를 진행하는 민족의 굿으로, 민족의 정성이 담긴 예술이다. 우리 문화의 기층을 이루고 있는 고대 국가의 영고·무천·동맹·오월제 등의 제천의식은 오늘날의 별신굿·대동굿·당제와 같은 무교적인 제전으로 민족의 심성과 의식이 내포된 문화현상이다. 무굿은 전통성과 지방성을 가지고 전문성을 띤 기능인들이 주제하는 민간신앙으로서 우리의 사유관념을 포용하고 있기 때문에 민족문화의 소중한 유산이며 민속예능의 살아 있는 자료인 것이다.
    굿에는 작은 굿과 큰 굿으로 가름할 수 있는데 작은 굿은 생전에 행제하는 기자·초복·치병을 위한 굿이며 큰 굿은 여러 굿을 종합화한 것으로 사후에 행한 극락천도를 위한 굿이다. 집안굿으로는 가정의 안녕과 번영을 비는 성주굿, 자손의 명복과 행운을 비는 제석굿, 해원송령굿인 오구굿, 죽엄의 살을 씻어 극락으로 보내는 씻김굿 등이 있으며, 바깥굿으로는 마을굿인 별신굿, 풍어를 비는 용왕굿이 있다.
    신안군의 주민들은 바다와 섬이 생계 터전이기 때문에 종교적인 믿음이 강하다. 사람들은 마을의 안녕과 풍농, 풍어를 기원하는 당제와 갯제, 가족과 개인의 안녕과 복락을 비는 무굿, 배의 안전 운항과 풍어를 기원하는 뱃고사 등 많은 종교의례를 행한다. 그러나 현재는 각 마을에 기독교 교회가 건립되어 무속을 배격하고 또 무속의 일부는 기독교식 의례로 대체된 상태다. 당제와 같은 공동체 제사는 소멸되어 가고 있고 성주굿을 상량예배 또는 신축예배나 준공예배로 대체되었다. 그리고 당골을 통해 치성 받던 가정들은 목사나 전도사의 심방으로 대체된 상태다. 여기서는 전통시대 무굿의 대표인 씻김굿에 대하여 서술하고자 한다.

    1) 신안군의 당골들

    당골은 인간의 굴절된 삶의 체계를 바로 잡아 교정해주는 무속의 사제자다. 즉 삶의 체계에 부조화가 일어났을 때 부조화의 요인을 신의 개입에 의한 것으로 인식하고 신을 달래거나 물리쳐서 조화를 회복시켜주는 일이 당골이 하는 일이다. 굿은 신의 개입으로 인해 조화가 깨져버린 삶의 체계, 몸의 체계를 회복시켜주기 위해 신을 굿함으로써 조화를 회복하는 신앙행위다. 조화의 회복이란 신들이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는 것이며, 그 결과로서 병의 회복, 웃음의 회복, 화해의 성립이 이루어진다.
    당골들은 대대로 세습되어 온 무속인들로 일정한 영역인 당골판을 갖고 있어서 그 판에서 무속의례를 행한다. 한 당골이 갖는 판은 크게는 한 면에 이를 수 있으며, 적게는 몇 개의 마을 정도다. 이 영역을 당골판으로 갖고 있으면서 판의 사람들이 굿이 필요할 때 굿을 해주고 일정한 보수를 받는다.
    당골판의 사람들은 태어나서 죽는 일까지 일생을 사는 동안 치루는 통과의례와 삶의 과정에서 당하는 고비들을 당골에 의지하여 치러 나간다. 한 사람이 태어나려면 무사히 순산하도록 비손하는 일에서부터 조산하는 일, 그리고 성장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일이 생기면 그 일을 바로 잡기 위해 굿하는 일 등 삶의 구비에서 당하는 어려운 일과 기쁜 일들을 당골이 주관한다. 당골은 한마디로 당골판 사람들의 사제자다. 당골과 당골판 사람들과의 관계가 얼마나 긴밀한가는 다음의 사실만 보더라도 잘 드러난다. 옛날에 호열자가 마을에 돌았을 때 일가 친척들은 모두 그 환자를 외면하는데 당골만은 남아 그 환자를 위하여 간호하고 굿하다 다 결국 감염되어 환자와 함께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처럼 당골과 당골판 사람들과의 관계는 친척보다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최덕원의 보고에 의하면 신안군 관내는 8가의 세습무가가 있다. 최덕원, ꡔ신안군의 문화유적ꡕ, 325쪽.
    흑산도 성리에 사는 공영심(63)·한행단(68)의 2가, 도초도 만년리에 사는 양군심(67)의 1가, 비금도 한산리에 사는 유점자(56)의 1가, 장산도 마초리에 사는 강부자(49)·진금순(47)의 2가, 안좌도 창머리에 사는 김안순(57)의 1가, 임자도 대기리에 사는 김사장심(69)의 1가들이다. 이들은 9대 10대에 걸친 세습무들로서 선인들이 가야금 또는 소리꾼 등의 명인이었음을 자부한다. 이들은 그들의 문서에 있는 당골판에서만 굿을 한다.

    2) 씻김굿

    씻김굿은 신안군 일원에서 가장 많이 행해지는 무속제의(巫俗祭儀)로서 죽어서 원한이 맺혀 이승을 떠도는 영혼을 불러들여 맺혀있는 한을 씻겨 극락으로 왕생하도록 비는 천도굿이다. 사람이 죽었을 때 관을 방에 두고 출상 전날 밤 마당에서 하는 씻김굿을 곽머리 씻김굿이라 하고, 집안에 우환이나 굿은 일이 있을 때 점쟁이의 지시를 받아 행하는 굿을 날받이 씻김굿이라 한다. 또 소․대상 때 하는 소․대상 씻김굿, 교통사고 등으로 사고사를 당한 경우에 하는 혼맞이굿, 수사한 사람을 위한 넋건지기굿, 집안에 경사가 있거나 비를 세울 때 조상들을 위해 하는 영화굿, 처녀총각으로 죽은 영혼들의 사후 결혼을 위한 저승혼사굿 등이 있다. 곽머리 씻김굿이 죽은자만을 대상으로 하는데 비해 날받이 씻김굿에서는 여러 조상들이 초청되어 씻김을 받고, 그 외에 많은 조상들의 넋이 초청되어 당골의 접대를 받는다. 당골은 조상들의 혼령을 노래와 춤으로 즐겁게 대접한다.
    씻김굿은 하룻밤을 꼬박 새면서 정해진 굿 순서에 따라 당골이 무가를 노래부르고 춤을 추면서 진행한다. 굿의 구성은 조상신을 모셔와 즐겁게 해드리는 과정, 굿을 통해 만족하게 대접받은 영혼이 이승과의 인연을 끊고 편한 마음으로 조상신의 세계로 통합되는 과정, 그리고 굿에 모여든 잡신들을 잘 대접하여 보내는 과정으로 짜여져 있다. 즉 죽은 망자의 영혼이나 조상신을 불러들여 즐겁게 모시고, 이어서 고풀이, 씻김, 넋올리기 등의 과정을 통해 망자와 이승의 가족들 사이의 인연을 끊은 다음 인간 세상에서의 모든 때를 씻어 살아있는 인간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신의 존재가 되고, 영혼이 조상신이 되어 저승의 세계로 통합된다. 마지막에는 굿에 초대되었던 가택신, 조상신, 잡귀는 물론 조상신의 반열에 오른 망자까지 포함하여 배웅하는 배송 단계를 거친다.
    남도의 당골들이 씻김굿을 시종일관 노래로 진행한다는 사실에서 볼 때 남도 민중의 심성에 작용하는 노래의 기능을 엿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노래는 당골이 신들과 대화하는 문법이고 또한 남도 민중의 정서에 가장 적합하게 작용하는 표현문법이기도 하다.
    씻김굿을 하게 되면 죽은자의 영혼의 소속이 확연해진다. 죽은자의 영혼은 이 굿을 통해 조상신의 반열에 오르게 되어 이승과 인연을 끊고 완전한 신으로 자리잡게 된다. 조상신으로 자리잡은 영혼은 살아있는 자손들에게 대접받으면서 그들을 지켜주고 복을 줌으로써 조상신으로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죽은자의 영혼이 조상신의 반열에 오르냐 그렇지 않느냐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행․불행과도 관련된 중대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씻김굿은 조상신을 천도하기 위해 지내는 무속의례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의 현세적 이해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굿이라고도 할 수 있다.

    3) 씻김굿의 종류와 절차

    굿의 절차는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르나, 신안지역의 날받이 씻김굿의 차례는 다음과 같다. 집안에 억울하게 죽은 원혼의 혼신이 있어 늘 우환이 생기고 피해가 있으면 손없는 날을 받아서 씻김을 해주는데, 망자의 무덤에 가서 산굿을 하고 돌아와 이들의 원통한 넋을 해원하며 이승에서 풀지 못한 원한의 매듭 고를 풀어주고, 향물 쑥물 맹물로 씻겨 씻김을 해주며 극락왕생의 길닦음을 해서 저승으로 보낸다. 유시(오후 5시부터 7시까지)경부터 굿은 시작되는데 제수가 진설된 제청이 마당에 마련되며 잡이들이 좌정하면 굿이 시작된다. 굿의 순차와 장단은 다음과 같다.

    (1) 조왕굿

    부엌신에게 부정됨이 없게 해주라고 비는 굿으로 액쌀(세미)에다 촛불을 켠다. 옹기그릇에 모래를 담고 그 위에다 향을 피어 놓고 정화수·술·떡·과일 등을 진선하여 장구와 징을 치면서 무녀 혼자 자진중머리 장단에 맞추어 무가를 부른다. 중간에 살풀이춤을 추면서 굿을 한다. 대비기(30cm쯤 되는 잎이 있는 대나무)를 흰 쌀 담은 밥그릇에 꽂아 놓는다. 세미 액쌀을 집어서 잡귀를 쫓기 위해 동서남북으로 뿌린다. 조왕굿을 하기 전에 부정경을 읽고 부정을 소멸한 후 조왕굿으로 들어간다.

    (2) 안당굿

    내당에서 성주·조상·삼신을 위하는 굿으로 오늘의 굿을 알리며 마루에서 3인의 무인이 앉아서 안당장단과 육박에 맞추어 무가를 부른다. 신령을 위안하기 위한 살풀이 장단에 회오리춤을 추는데 양손에 지전을 들고 허치면서 바람막이 춤을 춘다. 늦은가락으로 혼신들의 마음을 기쁘게 한 후 자진가락으로 뛰면서 춤을 춘다.

    (3) 성주굿

    성주신은 가내의 길흉·재복을 주관하는 최고의 가신이다. 태초에 인간에게 집 짓는 법을 마련해 주었다고 한다. 대배기와 성주고를 만들고 성주풀이를 한다. 성주상과 액그릇에 액쌀을 담은 액상을 차린다. 제주와 자손들이 액을 막기 위해 그 수대로 액그릇을 만들어 불을 켜고 20cm가량의 액실을 나이대로 밥 수저에 감아서 놓는다.

    (4) 초가망상

    밖에서 조상에게 인사를 하는데서부터 굿이 시작된다. 가족이 죽은 신령을 위한 제차다. 고조부부터 상을 차리고 망인의 상은 따로 차린다. 그 밑에 망인의 옷을 놓고 베개를 만들어 비게하고 그 옷에다 넋을 넣는다. 진양조, 굿거리장단으로 무가를 부른다.

    (5) 손굿

    장구를 들고 마당에서 조달말로 위안을 하며 굿을 한다. 손이 가실 때는 굿거리 자진가락으로 춤워 보낸다.
    (6) 제석굿(중굿)

    제석은 생산과 생명을 주관하는 무교적인 산신이다. 즉 인간의 삶을 주재하는 신이다. 대사중에게 제액기복을 발원하는 굿이다.

    (7) 오구머리굿(바리데기)

    바리공주는 죽음을 주재하는 신이다. 버림받은 공주가 저승의 약수를 구해다가 죽은 부왕을 다시 살려내고 그 보상으로 그와 그의 아들(아홉형제)이 무조가 되었다. 그는 주로 죽은 이들을 저승으로 천도하는 무당이다. 오구굿을 할 때 망인의 흔적을 보기 위해서 치에다 밀가루를 친 다음 막대기 3개를 놓고 그 위에 종이와 지전을 덮는다. 그 옆에 시루를 엎어 그 속에 실타래를 넣고 시루 구멍으로 빼내어 그 실을 망인의 밥상에다 연결시켜 풀어 주면서 안당장단과 늦은 가락으로 오구풀이(실풀이)를 한다. 혼의 흔적을 볼 때는 나쁜 짐승이 되었을 때를 생각해서 가족만 보기도 한다.

    (8) 고풀이(명두굿)

    망인의 저승길을 타서 틔어 주고 원한을 풀어주는 굿으로 무명베(한필 20자)로 고(매듭)를 매는데 무명베가 짧을 때는 3고(매듭) 길 때는 7고·9고·12고까지 맺는다. 또는 남자는 12고, 여자는 9고를 매고 이를 푼다. 고는 명두대(곳대)에다 매거나 상지둥에 매고 푼다. 명두대의 고 위에는 명두전을 달고 아래에는 소매전을 단다.

    (9) 넋풀이

    백지(창지)로 망인의 수대로 넋을 만들어 식칼로 넋을 올려 망인의 부인 치마에나 머리 위에 내려준다. 넋을 올려 주면서 신선이 되어 극락으로 가도록 대양놀이 장단으로 넋을 풀어 준다.

    (10) 씻김굿

    초석(자리)에 망인의 넋을 넣고 세워 그 위에 망인의 밥식기에 넋과 쌀을 담아 덮게를 덮고 그 위에 솥뚜껑을 씌우고 비로 향물 쑥물 맹물을 찍어 솥뚜껑을 씻어 내면서 대양놀이 장단으로 싯김을 한다. 원한 일체의 것을 해소시켜 주는 굿으로 초분한 유골을 토장할 때 씻골하는 것과 동일한 굿이라 할 수 있다.

    (11) 길닦음굿(다리염불)

    마지막 길을 닦아 일가친척들과 하직하는 굿으로, 하직굿이라고도 한다. 길닦음을 할 때에는 망인의 부인이나 며느리, 딸 일가친척들이 길베를 잡는다. 무인들은 육박과 살풀이 굿거리 장단으로 당석(혼집)과 지전을 들고 굿을 한다. 길베 밑에는 작은 양판에다 촛불을 밝혀 저승길을 밝혀주며 저승가는 여비를 뿌린다. 이 때에 유족과 동네 사람들이 울기도 한다.
    (12) 망자굿
    망인들의 옷을 양손에 들고 늦은 굿거리로 즐겁게 놀아 준다. 그러면 망인들도 이 옷을 입고 즐겁게 놀고 간다.

    (13) 오방굿(설양굿)

    집안의 잡귀를 몰아내고 명과 복을 끌어 드리는 굿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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