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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노래판 산다이 신안문화원 2006/3/23 4099


    신안군지 중에서 소개함>

    노래판 산다이

    전남의 도서․해안지역 사람들은 명절 때, 초상을 치른 다음에, 쉬는 때 노래부르며 노는 것이 관습화되어 있다. 글쓴이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여천군에서부터 고흥군, 완도군, 신안군, 영광군 일대의 전남의 도서 해안지역에서 산다이는 일반화되어 있다. 그런데 진도군에서는 산다이와 같은 노래판이 있지만 산다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나승만, 「산다이에 관한 현지작업」, ꡔ한국민요학ꡕ, 한국민요학회.
    사람들은 이 노래판을 산다이라고 부른다. 40~5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젊은이들은 젊은이들끼리, 어른들은 어른들끼리, 노인들은 노인들끼리, 또는 남여가 함께 어울려 산다이하는 것이 이 지역의 오랜 관습이다.
    신안군에서 산다이는 두 가지의 의미로 이해된다. 하나는 명절이나 여가 때 부녀자들 또는 놀이패 남녀들이 놀이방이나 집의 마당, 또는 산에서 신명나게 노래부르고 춤추며 즐기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파시 때 어부들이 술집 여자들을 끼고 북장구 장단에 맞춰 춤추고 노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풍습이 도서 해안지역에는 일반화되어 있다. 가거도와 같은 곳에서는 전자의 산다이가, 대흑산도와 같이 파시가 이루어지는 어항에서는 후자의 산다이가 벌어진다. 어느 것이든 남녀가 모여 술 마시고 노래부르고 춤추며 논다는 점에서는 일치된다.
    현재 수집한 산다이 중에는 명절에 이루어지는 산다이,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산다이, 초상을 치른 날 밤에 이루어지는 산다이가 일반적이다. 그리고 특수한 사례로 산에 벌목가서 벌이는 산다이, 어린이들의 산놀이 산다이, 전투경찰들과 마을 처녀들이 벌이는 전경대 산다이 등이 있다.
    명절 산다이는 산다이 중에서도 가장 전형적인 것이다. 글쓴이가 조사한 모든 지역에서 정월과 초파일, 추석에 또래들끼리 무리를 지어 노래판을 벌이는 명절 산다이를 했다. 명절에 벌어지는 산다이는 매우 조직화되어 있다. 몇 개의 산다이판이 또래들을 중심으로 벌어졌다. 나이를 기준으로 해 청년, 중년, 노년 집단으로 구분된다. 230호 정도 되는 마을에서는 명절이면 산다이판이 7~8곳에서 벌어졌다. 같은 연령과 성향을 지닌 사람들끼리 모이는데 노래 장르에 대한 취향이 같아야 하고 또 친분관계에 있어야 한다.
    산다이가 이루어지는 집은 어른들이 없어 행동하기에 편한 곳이거나 집안에 특별한 일이 있는 집이다. 명절이나 우연히 산다이를 하게되는 경우에도 산다이가 이루어지는 집은 바깥어른이 없는 집을 선택한다. 그 이유는 젊은 사람들이 행동하기에 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집안 제사나 상례, 잔치 등이 있어서 먹거리가 남아 있으면 친구들을 초청하여 산다이판을 벌인다. 먹거리는 필수적인데 그 중에서도 술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민요 대신 유행가를 많이 부르고 북장구 대신 녹음기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었다. 또 과거에는 연령별로 구분된 산다이판들이 7~8곳에서 벌어졌는데 지금은 초상이 날 경우를 제외하고 불규칙하게 산다이를 하며 잔치판에서는 전자악기로 연주하고 노래와 함께 춤을 즐겨하는 경향이 있다.
    가거도 사람들은 명절이나 초상 났을 때, 또 산에서 나무를 채취하거나 밭일 할 때 노래판을 벌이고 놀며 남자와 여자가 한 자리에 모여 노래부르고 노는 산다이가 일상화되어 있다. 가거도의 경우 벌목하는 과정에서 산다이를 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성인 여성들이 약재로 후박나무를 벌목하거나 산나물을 채취하기 위해 산에 올라가 일하면서 노래판을 벌인다. 가령 한 사람이 나무에 올라가 후박나무의 가지를 치면서 산아지타령과 청춘가 가락에 맞춰 “무안군 흑산면 너도면이 아니냐/아깝다 가거도라 툭떨어졌네라”라고 소리하면 저쪽에서 일하던 아낙이 “잠을자도 가거도 불을꺼도 가거도요/여그는 가거도 살수가 없네요”라고 노래로 받는다. 그러면 일에 참여한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노래를 부르는 노래판을 벌인다. 노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988년 7월 17일 현지조사. 임복진(여, 50세), 최종심(여, 54세), 고귀녀(여, 50세), 최업덕(여, 53세), 정이단(여, 52세)

    (앞소리)
    푸른산 너메로 보이는 가거도
    나뭇짐만 아니어도 내가 살만 하겄네
    (뒷소리)
    에야하~ 디야 에헤헤 에야~
    에야라 디여라 산아지로구나

    못하고 살겄네 못하고 살겄네
    이놈의 가거도 나는 못살겄네
    에야하~ 디야 에헤헤 에야~
    에야라 디여라 산아지로구나

    못살겄네 못살이겄네
    이남물통 이고서 나는 못살겄네
    에야하~ 디야 에헤헤 에야~
    에야라 디여라 산아지로구나

    가거도 앞단에 일중선 뜨고
    정든님 술잔에 담벅곰 떴네
    에야하~ 디야 에헤헤 에야~
    에야라 디여라 산아지로구나

    잠을 자도 가거도 꿈을 꿔도 가거도
    영원한 가거도 살 수가 없네
    에야하~ 디야 에헤헤 에야~
    에야라 디여라 산아지로구나

    산다이는 가거도 사람들의 정체성을 입증하는 한 문화양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가거도에서는 산다이라는 용어가 노래판을 지칭하는 동시에 노래의 이름으로도 사용된다. 이때 말하는 산다이는 위에서 부른 산아지타령이다. 이 산다이에서는 산아지타령 외에도 돌개꼭지와 청춘가 등을 부른다. 노래가 어느 정도 진행되어 흥이 나면 나무에서 내려와 모여 노래를 부르며 춤판을 벌인다. 가거도 사람이라면 산다이를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살이를 하고 있는 가거도 사람들이 모이는 향우회에서도 반드시 산다이판을 벌인다.
    노래판의 내용도 변하고 있다. 산다이에서는 산아지타령을 비롯해서 아리랑타령, 육자배기, 청춘가 등의 노래를 많이 부르며 이런 노래들은 가창민요의 대표적인 것들로 사람들의 신명을 고양시키는데 효과적인 노래들을 부른다. 그리고 최근에는 트로트풍의 유행가를 즐겨 부른다. 현지조사에서도 민요를 즐겨 부르는 마을이 있고 유행가를 즐겨 부르는 마을들이 있다. 후자의 경우 전에 불렀던 산아지타령이나 아리랑타령을 불러달라고 하면 구식노래라고 하면서 마지못해 부르는데 유행가를 부르라고 하면 신명나게 부른다. 민요와 유행가판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마을들도 있지만 지금은 유행가판이 우세하다. 그래서 지금의 산다이는 민요의 시대에서 유행가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중이거나 이미 넘어간 단계라고 생각된다. 반주악기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북․장구로 장단을 치던 전통시대에서 벗어나 지금은 녹음테이프의 노래반주곡을 사용한 녹음기를 동원하여 반주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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