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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지도읍탄동리 당제와 입석 관리자 2006/3/6 2364


    향토사연구

    지도읍 탄동리 탄동마을 당제와 입석

    이주승(민속학, 관광학 전공)

    공동체 제의는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에게 마을과 사람들의 안녕과 풍농을 기원하기 위해 드리는 마을 공동 제의를 말한다. 공동체 제의는 마을 단위로 거행되며, 특정 사람이나 집안을 위한 제의가 아니라 마을 사람 모두를 위해 마을 사람 모두가 주체가 되어 지내는 집단적인 제의이다. 또한 마을 사람들은 한 마을 사람이라는 공동체적인 의식으로 이 제의에 참석하게 되고 관여하게 된다.
    그러나 지난 수 십 년 동안 마을 사람들의 전통적 삶의 일부였던 공동체 제의는 급격한 문화변동으로 인해 파괴되거나 약화되어 왔고, 아울러 마을 사람들의 공동체적인 삶과 의식도 변화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본 글은 예전에 비해 많이 약화되어 버렸지만 현재 마을 사람들에게 일체감을 조성하고 공동체적 유대를 강화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는 지도읍 탄동리 탄동마을 공동체제의의 사례를 기술한 것이다.

    탄동리 1구 탄동마을은 사옥도(沙玉島)라는 섬 안의 마을이지만 바다와는 별 관계없이 40여 가구가 농사를 위주로 생활하고 있다. "여울을 통하여 다른 마을과 왕래 한다 하여 여울 탄(灘)을 써서 탄동이라 지명이 붙여졌다"고 하는데, 머지않아 송도와 사옥도의 연륙공사가 마무리 되면 마을사람들은 불편 없이 육지를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다는 희망 속에 오늘을 살고 있다.
    마을에서는 매년 음력 1월 14일에 공동제의를 지내는데 "당제 지낸다"고 말하고 있다. 당제를 지내는 곳은 마을회관 옆 하당(당산나무 앞)과 살맥이 입석에서이다. 제사를 지내는 순서는 먼저 하당에서 하당제를 지내고 이어서 살맥이 입석 앞에 음식을 간단하게 차려 놓는 순으로 진행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당이 있어 상당제를 지냈으나 당집에 불이 난 이후 현재에는 이곳에서 제를 지내지 않고 있다. 상당의 당집은 두 차례 개축하였는데, 돌담 당으로 복원한 것이 두 번째 개축이었다고 한다.
    하당은 마을회관 옆에 있는 당산나무로 수종은 주엽나무이다. 당산제의 신격은 당 할머니이다. 마을주민들은 마을의 당에 대해 "인근 당촌마을 당산이 높고 시다. 거기서 띠어 왔다."고 말하고 있다. 당촌마을의 당이 본당이고, 거기에서 탄동마을 당이 분가해 왔다는 당 내력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마을에는 당제 관련 문서들이 많이 남아 있다. 동중계안(洞中契案) · 탄동리동중문서철(灘洞里洞中文書綴) · 동중희사기금고(洞中喜捨記金鼓) 준창 · 금고부(金鼓簿) 등의 문서들이다. 여기에는 당제 축문이나 예산 내역, 주민들의 기금 출연 내역, 금고 결성 시 예산 내역 등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이와 같은 문서들은 마을 당제의 전통성과 역사를 대변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제를 모시는 제관은 두 사람이다. 제관은 생기복덕을 보아 당제 5일 전에 선정한다. 그 중 한 사람은 새로운 사람을 선정하며, 다른 한 사람은 전년도의 제관 중에서 선정한다. 이들을 각각 '신공원(新公員)과 구공원(舊公員)'으로 지칭한다.
    공원으로 선정되면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하고 제사 지낼 준비를 한다. 제물은 신공원이 지도읍으로 나가 구입해 오는데 주 · 과 · 포로 준비한다. 제 비용은 과거에는 동제답(洞祭沓)이 있어 농사를 지은 공원이 소출 중 일부를 지출하였으나 지금은 약간씩의 돈을 걷어서 충당한다. 동제답은 얼마 전 경지정리를 할 때 규정 평수 미만이라는 이유로 공공용지로 흡수되었다. 이 논이 있을 때에는 제관으로 고생한 대가가 어느 정도 주어졌으므로 제관을 하려는 지원자도 있었으나 지금은 가리는 것도 많고 고생도 하여 제관을 하려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축문은 제 당일 저녁에 작성한다. 제는 자정이 넘어서 당산나무 앞에서 거행되며 헌작과 재배, 독축, 소지 순으로 진행된다. 소지는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마을소지'와 가구마다 평안을 기원하는 '가정소지'를 올린다.
    하당제를 마치고 나면 신공원은 집으로 돌아가 다시 제물을 준비하여 2개소의 살맥이 입석 제를 진행한다. 제는 제물을 진설하고 술을 부은 후 음식을 헌식하는 절차로 진행한다.
    당제를 마친 다음날 아침에는 마당밟이를 하는데 과거처럼 성대하게 하지 않는다. 요즘에는 마을어르신들 몇이 신공원 집에 모여 음복을 하고, 당제 결산 회의를 하며 기회가 되면 마당밟이를 하는 순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탄동마을의 당제는 몇 해 전 에 비해 많이 간소화되었으나 마을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여전히 중요한 제의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마을사람들은 마을 교회의 영향력이 별로 미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는데, 인근 마을들이 교회의 영향으로 당을 폐쇄하고 당제를 지내지 않는 것에 비교해 자신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점들은 과거만큼 신명나는 축제는 아닐지라도 지금도 여전히 당제를 전승케 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 마을에는 앞서 설명한 당제의 대상인 입석이 2기 있는데, 1기는 당산나무 옆에 있으며 높이는 115cm이다. 다른 1기는 마을로 들어오는 길가에 서 있는데 높이는 80cm이다. 과거에는 1기가 더 있어 총 3기가 있었으나 몇 해 전 농지정리 때 매몰되었다고 한다. 마을에서는 입석을 살맥이 입석이라고 부른다.
    살맥이 입석은 잡신 · 잡귀 · 질병 등이 마을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방지의 기능을 하고 있으면서, 할머니의 신앙의 대상이자 친근한 말벗이 되면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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