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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난중일기 속 發音島는 長山島(김진오) 관리자 2006/3/6 2979


    신안문화 14호(2004)

    충무공 이순신의 난중일기 속 發音島는 長山島

    김진오(신안군청)

    1. 장산도의 지리와 역사
    장산도는 목포에서 서남쪽으로 39.2㎞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동에는 시하바다를 사이에 두고 해남 화원반도, 남쪽은 진도, 서쪽은 하의도, 북쪽은 안좌도로 둘러싸인 섬이다. 산이나 구릉지를 개간하여 밭을 이루었고 간사지를 매립하여 논과 염전이 조성되었다. 큰 바다와 접하지 못해 수산업 보다 쌀과 원예작물 재배 등 농업을 주업으로 생활하고 있는 순박하고 인심이 넉넉한 고장이다. 또한 신안제도군(新安諸島群) 가운데 가장 남단에 위치하여 해로를 통해 먼 바다로 나가는 길목에 위치한 섬이다.
    상고시대에는 마한에 속하였고 삼국시대에는 백제에 속하여 거지산현(居知山縣), 통일신라시대 안파현(安波縣)으로 바뀌었다가 장산이라 부르게 된 것은 고려 태조 23년(940년)에 장산현(長山縣)이 설치되면서 장산으로 칭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삼국시대 이래로 여말 폐현이(新增東國輿地勝覽 長山廢縣) 되기까지 장산도는 현이 설치되어 인근도서의 행정중심지 역할을 하였다.

    2. 난중일기 속 발음도는 장산도
    난중일기는 임진왜란의 경과를 충무공 이순신이 친히 기록한 일기를 말한다. 난중일기는 임진왜란사의 기본사료이며 일기에 나타난 지명은 실증적 역사 연구의 중요 요소가 된다. 따라서 학자들은 난중일기에 나타난 지명을 모두 현재의 행정 명칭과 대비하여 정확한 위치를 확인해 냄으로써 전적지의 위치, 전략 전술의 운용과 충무공 이순신의 활약을 정확히 밝혀냈다.
    그 과정에서 유독 발음도(發音島)만은 그 위치를 확인하지 못하여 임진왜란사의 미해결 분야로 남아 있었다. 그 이유는 충무공 이순신께서 장산도를 발음도로 기술하였기 때문이다. 우리고장 장산도는 임진왜란기 발음도 또는 안편도(安便島)라고 불렸으나 잦은 행정구역의 편제와 시대에 따른 행정 명칭의 변화를 거듭하면서 원래의 지명과는 전혀 다르게 바뀌었다.
    그러나 이 미지의 섬이 장산도라는 사실이 1999년 밝혀졌다. 충무공 이순신의 난중일기에 발음도 관련 기록을 보면 다음과 같다.

    十一日 戊辰 晴 午到 發音島 風利日和 下陸上 上峯審見船藏處 東有
    前島 不能遠望 北通羅州靈巖月出山 西通飛禽島 眼界通
    "1597년(정유년) 10월 11일 맑음. 정오에 발음도에 도착했다. 바람이 자고 날씨가 온화하다. 배에서 내려 제일 높은 산봉우리에 올라가 전선(戰船)을 숨겨둘만한 곳을 살펴보았다. 동쪽으로는 앞에 섬이 있어 멀리 바라볼 수 없었고, 북쪽을 바라보니 나주와 영암 월출산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비금도까지 통하여 눈앞이 시원하다."

    그동안 학계는 발음도가 팔금도(新安郡 八禽島)의 오기일 것으로 추정하여 모든 임란관련 기록에는 발음도를 팔금도로 표기하였다. 발음도와 팔금도가 발음상의 유사성 때문이었다. 그러나 팔금도는 위의 난중일기의 내용 즉, 북쪽을 바라보니 나주와 염암 월출산이 보이고 서쪽으로 비금도까지 통하여 눈앞이 시원하다는 내용과 배치되고 있다.
    미지의 섬 발음도를 장산도로 확신하는 근거는 첫째, 장산도의 옛 행정 명칭에서 통일신라 경덕왕 16년(757년)에 안파현(安波縣)으로 부르게 된다. 안파(安波)와 안편(安便)은 모두 파도가 잔잔하다는 뜻으로 울돌목의 파도가 장산도 부근에 이르면 모두 잔잔해진다는 의미이다. 안파현 또는 안편도라는 명칭은 통일신라부터 1808년까지 사용되었음을 각종 지리지에서 찾아 볼 수 있다.(萬機要覽 軍政篇 4. 西海之南條)
    둘째, 발음도라는 명칭은 고요한 밤이면 진도 울돌목의 소용돌이치는 물 울음소리를 장산도 주민들이 듣고 물 울음소리가 들리는 섬이라 부른데서 연유한다. 사실상 울돌목과 장산도의 거리는 약 11㎞로 섬의 남단이나 높은 산에 올라가서 바라보면 진도대교가 한 눈에 들어오는 위치에 있어 울돌목의 물 울음 소리가 들릴 뿐만 아니라, 심하게 소용돌이치던 물결이 장산도 부근에 흘려오면 잔잔해진다.
    셋째, 장산도의 위치가 난중일기의 기록과 가장 일치한다는 점이다. 장산도는 나주와 영암 월출산의 남쪽에 위치하며 비금도로 가는 해로가 확 트여있다. 따라서 발음도는 장산도의 잃어버린 옛 이름인 것이다.

    3. 장산도와 충무공 이순신
    충무공 이순신이 장산도에 선단을 이끌고 체류한 기간은 1597년 10월 11일부터 10월 27일까지 16일간이다. 이순신은 명량해전(울돌목 해전)을 마친 후 잔류 선단을 이끌고 당사도, 어을오도(지도읍 어의도), 칠산도, 홍농고지, 고참도(위도), 고군산도, 법성포, 어의도, 우수영을 돌아 1597년 10월 11일 장산도에 이르렀다.
    충무공 이순신이 장산도에서 체류한 16일간은 그의 생애 중 가장 고통스런 기간이었다. 그것은 이순신이 장산도에 도착한지 3일되는 10월 14일 둘째 아들이 보낸 부고에 그가 사랑하던 막내아들(3남) 면( )이 아산에서 왜놈과 싸우다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순신은 당시 인간적 고뇌를 난중일기에 다음과 같이 기록해 놓았다.

    "새벽 2시경 꿈에 나는 말을 타고 언덕에 올라 가다가 말이 발을 헛디뎌 냇물 한 가운데로 떨어져 곤두박질치는 순간 막내아들 면이 나를 끌어안는 순간 꿈을 깼다. 이것이 무슨 징조인지 모르겠다. 저녁에 천안에서 온 사람이 편지 한 통을 전해 주었다. 겉봉을 뜯기도 전에 온 몸이 떨리고 현기증이 났다. 간신히 봉합된 곳을 열어보니 둘째 아들이 쓴 글씨가 보였다.
    윗부분에 '통곡' 두자가 보여 막내아들 면이 전사했음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나도 모르게 간이 녹는 것 같은 슬픔에 목 놓아 울었다. 하늘이여 어찌 이다지도 어질지 못하십니까.
    막내 면( )아, 차라리 내가 죽고 네가 사는 것이 이치에 마땅하거늘, 네가 죽고 내가 살았으니 이런 잘못된 일이 어디 있느냐. 하늘이 캄캄하고, 태양 빛조차 검게 변했구나 가여운 내 아들 나를 두고 어디로 갔느냐.
    남달리 영특한 너를 하늘이 시기하여 데려간 것이냐 내가 지은 죄로 인해 네가 벌을 받은 것이냐, 나 이제 세상에 있어 본들 누구를 의지하며 살겠느냐, 하루 밤을 지내는 것이 마치 일년 같구나"

    위의 기록은 난중일기 가운데서도 가장 가슴 뭉클하고, 가슴으로부터 가족의 중요성과 애국심을 치솟게 하게 대목이다. 이러한 충무공의 인간적 고뇌를 술회한 곳이 바로 장산도였다. 충무공은 우리고장 장산도에서 개인의 심적 고통을 극복하고, 왜군을 제압할 새로운 수군기지를 모색하며 수군통제사라는 공인으로서의 직분을 다하였다.
    이와 같이 장산도가 임진왜란 기에 충무공 이순신의 전적지임이 밝혀졌다. 앞으로 장산도를 충무공의 유적지라는 사실을 알리고 호국의 전적지로 개발하여 신안의 역사 교육장으로 보전하였으면 한다.
    또한 섬, 역사, 해양문화라는 자연적 요소를 결합시켜 지역적 차별성과 자원적 희소성을 잘 활용하여 매력 있는 문화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여 문화가 있는 테마 섬으로 육성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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