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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신안지역 도깨비이야기 관리자 2006/3/2 4861


    신안지역의 도깨비 이야기

    서경수(목포대학교 국어국문학전공 조교)

    1. 들어가면서
    2. 도깨비의 어원
    3. 도깨비의 특징
    4. 일반적인 도깨비이야기 유형과 내용상 특징
    5. 신안지역 도깨비이야기 유형과 내용상 특징
    6. 맺음말



    1. 들어가면서

    ‘도깨비를 사귀었나’, ‘도깨비 땅 마련하듯’, ‘도깨비 대동강 건너듯’, ‘도깨비 장난 같다’, ‘낮도깨비 같다’ 등에서 보듯이 흔히 쓰는 속담에도 도깨비는 많이 등장한다. 도깨비는 우리의 생활에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속담뿐만 아니라 설화를 비롯한 구비문학, 민간신앙 그리고 일상적인 경험 속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도깨비를 통해 문화의 흔적을 살펴보고 전통문화 속에서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도깨비를 흔히 인간도 아니고 신도 아닌 것으로 간주해 왔다. 그러나 도깨비는 보통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 도깨비를 만났다는 경험담을 얘기할 때 도깨비의 모습을 인간의 모습으로 얘기하고 있다. 그냥 보통 사람처럼 생겼는데 올려다보면 끝이 안 보이고 내려다보면 아주 작아 보이는 것으로 얘기한다. 또한 장승과 비슷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도깨비의 모습은 인간이며, 능력은 신의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재물을 가져다 준다든지, 변신을 잘 한다든지 하는 것들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아니라 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능력은 신의 것이며, 모습은 인간의 것이기 때문에 반신반인(半神半人)이라고 흔히 얘기한다. 일반적으로 도깨비는 불로 많이 나타난다. 이것이 도깨비불인 것이다.
    도깨비가 우리 민족의 뇌리에 그 만큼 깊이 있게 각인되어 왔으며, 이런 점들은 민간신앙이나 구비문학, 그리고 우리의 일상적 경험 속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사실로도 잘 드러난다. 따라서 도깨비가 표현되거나 나타나는 대상을 바탕으로 문화적 흔적을 살펴 볼 경우, 그것이 우리의 전통문화 속에서 어떠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그 이름도 도채비, 돗가비, 독갑이, 도각귀, 귀것, 망량, 영감, 물참봉, 김서방, 허체, 허주 등 다양하다. 지역에 따른 방언도 많아 돛재비, 또개비, 토째비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름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널리 알려졌다는 증거이고, 그만큼 오랜 역사를 지녔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깨비가 존재한다고 공언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사라졌다고 말할 수도 없다. 오늘날 일부 농어촌을 제외하고는 도깨비에 대한 화제는 거의 사라졌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도깨비에 대한 화제가 나오면 그것의 괴력에 끌리는 것은 역시 우리의 마음 속에 자리잡은 도깨비의 환상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도깨비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 없으며 또 쉽게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 이러한 도깨비가 현재 우리에게서 멀어져 가고 있다. 도깨비를 허구니 허실이니 하면서 무시할 수도 있겠지만 도깨비는 어디까지나 우리 민족의 정신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쳐왔기 때문에 간과해 버린다면 우리 민족의 저변을 형성해 왔던 기층문화의 요소를 상실해 버리는 결과가 될 것이다.
    예로부터 고대인들은 도깨비를 ‘헛것’ 또는 허체(虛體)라고 불러왔다. 실존이 아니기에 허체 즉 가공의 것이란 뜻이며, 비어 있어서 아무 것도 아니란 뜻이다. 도깨비의 실존성을 입증하지 못하기 때문에 허체 즉 허재비라 불러 이의 실존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도깨비를 봤다고 하며 어떤 사람은 도깨비와 직접 접촉했다고 한다. 이러한 것을 믿기는 어려운 일이나 우리의 선조들이 생각하는 바로는 있다고 믿어왔음에 틀림없다. 도깨비의 실존성을 부인하면서도 ‘것’ 또는 비었을망정 ‘체(體)’라 일컫는 것은 부정 속에서도 무엇인가를 지정한다는 모순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실존이 아니며 입증할 수 없는 것이지만 우리 민족의 전승된 관념 속에는 도깨비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헛것이고 허체이기는 하나 도깨비에 대한 믿음은 한민족의 의식 속에 살아 있기에 도깨비가 인식되고 이야기되는 것이다.
    도깨비는 우리 인간과 접촉하여 심술을 부리고 때로는 인간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는 등 장난을 심하게 한다. 또한 도깨비는 왼쪽 다리 하나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우리의 주변에서 도깨비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을 수 있는데, 특히 사람과 관계된 도깨비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다.
    도깨비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볼 때 도깨비는 인적이 끊긴 빈집, 특히 나무 등이 우거져서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아주 어둡고 음습한 곳에 살며,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이나 밝을 때에는 나타나지 않고 비가 내리고 안개가 끼는 등 어둡고 음산할 때만 나타난다. 도깨비는 사람이 죽어 형성된 것이 아니어서 그 근본이 애매하지만 이야기에서는 사람으로 화하여 나타난다. 밤길에 씨름을 청하고 귀찮게 해서 칡덩굴로 나무에 묶어 놓거나 허리띠로 묶어 놓고 다음날 아침에 가보면 거기엔 헌 빗자루나 부엌에서 불을 땔 때 사용하는 헌 부지깽이가 묶여 있다는 이야기를 흔히 듣는다.
    도깨비의 성정을 보면, 귀신이 가혹하게 인간을 해하여 생명을 뺏어가는데 반하여 도깨비는 귀신처럼 가혹하고 악의에 찬 가해보다 장난기가 가득한 심술로 인간을 골탕먹이기를 좋아해서 도깨비에게 인간이 속아 골탕을 먹거나 손해를 당해 화가 나 있는 것을 보고는 즐거워하기도 한다. 그리고 씨름을 좋아해서 사람에게 씨름을 걸어오기도 하고 가무를 즐기는 등 낙천적이다. 도깨비는 하룻밤 사이에 연못을 평지로 메우기도 하고 하룻밤 사이에 다리를 놓는 등 신통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신통력을 역이용하여 부자가 되었다는 설화도 많다.
    민간신앙에서 믿어지고 있는 초자연적 존재 중의 하나인 도깨비는 인간에게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의 양면성을 보이고 있으나 인간을 살해할 만큼 악독하지 않고, 인간의 꾀에 넘어가 초자연적 힘을 이용당하는 미련함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의 도깨비는 중국이나 일본의 귀와 공통점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이런 사실에 대해 부분적인 논의가 있기는 했으나, 도깨비의 본래 모습을 확연하게 드러내기는 힘든 일이다. 왜냐면 도깨비에 대한 접근이 막연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진 결과이며, 도깨비를 과학적인 시각으로 해부하려는 의도에 의해 허구적인 존재물로 치부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작용한 때문이다.
    도깨비를 비롯한 우리의 옛 이야기들은 사라져 가고 있다. 대중문화의 발달과 통신, 방송 매체의 개발로 인해 가족들이 모여서 또는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웃으며 얘기하는 것이 사라질 것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의 옛 이야기들의 전승이 끊기어 가는 시점에 서 있는 것이다.
    도깨비이야기에 대한 논의는 대개 도깨비의 일반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전개하여 왔다. 따라서 도깨비의 특징적인 면모는 문헌이나 구전자료를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을 파악할 수 있었으나, 도깨비이야기에 나타난 도깨비의 특징적인 유형과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던 논의는 거의 찾기가 어렵다. 결국 도깨비의 총체적인 검토가 이루어지지 못한 실정인 것이다.
    도깨비를 논의의 대상으로 삼은 최초의 글은 임동권의 <도깨비考>이다. 이 글은 문헌 등을 토대로 도깨비의 일반적인 성격을 중심으로 거론하였다. 도깨비의 특징만을 거론하였지만, 도깨비가 민속학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초가 되었다.
    도깨비의 신앙적 면모를 최초로 거론한 글은 장주근의 <배서낭과 도깨비>이다. 이 글은 도깨비가 남해안과 제주도에서 어로신앙의 형태로 모셔지고 있음을 주목하였으며, 신격의 대상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부신성(富神性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이 논의는 신앙에만 주목하였기 때문에 도깨비이야기과의 관련 양상을 고려하지 않았다. 또한 도깨비고사를 다루지 못했기 때문에 도깨비신앙의 총체적인 전승지역과 형태를 제시하지 못하였다.
    최인학은 1979년 <도깨비의 민속학적 고찰>에서 신관(神觀)의 유형과 도깨비의 위치, 도깨비의 유형, 도깨비의 신성과 요괴성 등으로 나누어 도깨비의 본질과 속성을 규명하고 있다.
    1980년에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한국의 도깨비>라는 주제로 학술강연회가 있었으며, 여기서 발표된 내용을 토대로 1981년 단행본으로 발간되었다. 이 책에는 임동권의 <민간신앙에서의 도깨비>, 진홍섭의 <와당에 새겨진 도깨비>, 임석재의 <설화 속의 도깨비>, 이부영의 <심리학적 측면에서 본 도깨비> 등이 수록되었다.
    강은해의 <한국 도깨비담의 형성 변화와 구조에 관한 연구>를 들 수 있다. 여기서는 두두리(수목)신성을 근거로 도깨비의 원형을 추출한 최초의 시도하였다.
    도깨비의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는 김종대는 도깨비이야기의 유형 분류와 구조에 대해 다방면으로 연구하였다. 최근에는 설화뿐만 아니라 도깨비 신앙에 대해서도 연구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또한 민속학적인 접근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조사 자료들이 과거의 것에만 치중되어 있고 현재에 이야기되고 있는 도깨비에 대해서는 자료로 삼고 있지 않아서 도깨비에 대한 의식의 변모를 살펴 볼 수 없다.
    지금까지의 논의들은 우리나라 전체를 대상으로 유형분류를 하거나 내륙지역을 바탕으로 논의하는 경향이 짙었다. 이러한 결과 도서지역의 도깨비에 대한 논의는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다. 도서지역을 논의한 학자들도 우리나라 전체의 도깨비의 일부로 보거나 내륙과 견주어 비교하는 노력을 기울였으나 딱히 도서지역의 도깨비의 실체나 변화의 양상을 살펴보기에는 미약한 것 같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도서지역의 도깨비에 대한 유형을 비롯하여 과거의 자료가 아니라 최근자료를 통해 선학들이 정리해 놓은 도깨비가 현재는 어떻게 변화되어 가고 있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과거의 연구들의 연장선상에서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도깨비에 대한 의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도깨비의 실체는 믿지 않으면서 그 현상과 기능을 믿는 것은 모순이지만 도깨비의 경우에는 이 모순이 적용되고 있다. 도깨비의 실존을 입증하지는 못하지만 도깨비가 존재하는 것처럼 암시하고 믿어지는 현상들을 찾아 볼 수가 있다. 신앙의 대상은 되지 못하나 그 신기하고 비상한 기능이 인정되어 민간신앙의 밑바닥에 깔려있음을 알 수 있다.
    설화의 연구방법은 지금까지 다양한 시도를 통해 발전되어 왔다. 도깨비이야기의 연구는 문헌설화들이나 현장조사, 역사성 등을 두루 다루는 총체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요구된다. 지금까지의 모든 연구가 총체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총체적인 연구는 모든 자료를 수집하여 연구하여야 하는 애로점이 있다.
    따라서 신안군의 도깨비이야기 유형과 구조 분석을 통하여 도깨비이야기에 담겨있는 도서민들의 의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선학들의 연구를 통해 드러나 있는 도깨비에 대한 의식의 변화까지도 살펴보고자 한다.

    2. 도깨비의 어원

    도깨비의 어원에 대한 논의 중에서 가장 큰 성과를 보여준 것은 朴恩用의 <木郞考>이다. 비형랑설화에서 기원한 두두리(두두을)와 도깨비의 어원에 대한 해명을 통해 절구와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두두리는 절구질을 할 때 두드리는 작업의 형상과 관계가 있으며, 도깨비는 돗구(절구)와 아비가 결합된 용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러나 두두리가 고대 신라어의 차자표기인지 아니면 한자표기인지를 규명하지 않고 단순히 차자표기로 인정하고 또한 두드리다의 동사 표현을 통해서 두두리의 어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타당한가하는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방아작업을 살펴보면 ‘찧다’나 ‘빻다’ 등의 표현이 일반적이며 두드린다고 하는 표현을 찾기 힘들다. 그래서 두드리의 사용은 농경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야철문화와의 연관을 추정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도깨비의 속성을 지닌 두두리는 의미상으로 도깨비인 것은 확실하지만, 용어에 있어서는 도깨비의 선향어원으로 보기는 어렵다.
    15세기부터 나타나는 ‘돗가비’라는 용어를 토대로 어원의 논의는 출발해야 한다. 도깨비의 명칭을 현재 잔존하는 문헌으로 추적할 수 있는 상한선은 조선초기이다. ‘돗가비’라는 표현은 『월인석보』와 『석보상절』에서 볼 수 있다. 이때 돗가비는 ‘돗+가비’의 합성어이며 돗은 ‘화’나 ‘종자’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아비’는 아버지 등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장물애비’, ‘처용아븨’ 등의 사례로 볼 때 성인이 된 남자로 이해된다. 따라서 돗가비는 풍요를 관장하는 남신의 역할을 맡고 있었던 신격으로 평가된다.
    또한 도깨비를 청해서 복을 기원한다는 의미는 도깨비가 풍요와 초복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신격임을 보여준다. 도깨비는 다양한 풍요신격의 하나로서 우리 민족에게 숭상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사신의 형태로 언급되어 있지만 도깨비는 백성을 미혹하는 잡신정도로 취급됨을 엿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깨비의 존재는 현재까지 왕성한 전승력을 보여주고 있다.
    도깨비는 우리 민족의 토착신격 중 하나로 전승되어 왔음은 분명하다. 형성시기에 대해서는 도깨비방망이의 내용에 삽입된 ‘방이설화’나 도깨비에게 드리는 가장 중요한 제물인 ‘메밀’ 등으로 추론할 때 통일신라 중후기 무렵에는 이미 정착되었다고 볼 수 있다.

    3. 도깨비의 특징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도깨비에 대해 한 마디씩은 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적 정서와 도깨비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임동권의 <도깨비考>에서는 도깨비의 종류, 거처와 활동시기, 화체, 형체, 성정, 기능 등으로 나누어 도깨비를 규명하였다. 먼저 종류는 한자전에 나온 명칭과 일반에서 전승되는 명칭을 열거하였다. 그리고 거처는 동굴이나 숲속 등과 같이 음습한 곳이며, 활동시기는 밝은 곳을 피하고 밤이나 비내리는 낮 등을 택하는 음귀적 요소가 강하다. 화체로는 자전에서 자연의 정이나 괴물로 보는데 민담에서는 사람의 손때가 묻은 헌 빗자루나 절구대 등 버린 물건이 변한 것으로 보았다. 형체는 씨름하는 도깨비 이야기를 근거로 중국의 「포박자」의 독족과 같은 독각으로 보았다. 또 성정은 심술이 가장 뚜렷한 성격으로 나타나며, 기능으로는 신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신비스러움을 동반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논의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 최길성의 “도깨비의 실상과 허상”에서 주목되는 것은 도깨비의 생성 원리이다. ‘물→변형→인간형’과 ‘정기→신화’의 두 가지가 복합된 영적 존재물로 규정하였다.
    임동권의 글 다음에 가장 주목받는 글은 최인학의 글이다. 귀와 도깨비의 차이를 민간신앙적 측면에서 검토하여 정령신앙의 결과로 도깨비가 형성되었음을 밝히고 있으며 유형은 출현현상을 토대로 하여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으로 크게 구분하였다.
    이러한 글들은 도깨비영역의 확대에는 보탬이 되지만 도깨비라는 유형으로 설정된 근거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도깨비의 정체를 애매하게 만들고 있다. 도깨비의 일반적인 성질은 장난이 많고 심술이 많다는 내용이다. 선한 도깨비와 악한 도깨비가 공존하고 있다. 도깨비에게 하나의 통일된 성격을 부여하기는 어렵다. 악귀적인 존재로 표현되거나 착하고 사람을 좋아한다는 표현은 경험적인 혹은 그 지방에서 알려진 도깨비의 성정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지역 간의 차이는 당연한 것이다.
    도깨비의 성정에 대한 선과 악의 두 가지 측면은 도깨비를 이해하고 있는 주변적인 생활경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동시에 통시적인 도깨비의 관념변화가 이루어진 결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도깨비의 출현장소는 음습한 곳을 거처로 정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왜냐하면 도깨비가 음성이기 때문에 거처나 활동시기가 음성일 수밖에 없다고 임동권은 지적한다.
    최길성은 도깨비의 활동무대는 음침한 숲이나 자연이라는 포괄적 공간을 제시하여 이 공간은 ‘우리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라는 공간에서 벗어난 공간으로 설정하였다.
    도깨비의 출현장소는 숲속이나 산, 또는 외딴집과 같이 사람들의 생활공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다. 산이라는 공간은 낮에는 인간의 활동이 가능하지만 밤에는 인간의 영역이 될 수 없다. 외딴집도 거의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장소이며 공동묘지와 나무, 들은 도깨비불의 등장과 결부하여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물이나 바다쪽에서도 도깨비불로 생각된다. 그러나 도깨비의 출현양상이 도깨비의 모습인가, 아니면 불과 같은 형체로 나타나는가를 검증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이야기에서 구연되는 도깨비와의 만남과 차이가 있으며, 대개 도깨비를 이해할 수 없는 도깨비불로 인식한 경향으로 본다.
    도깨비의 명칭은 조선시대의 ‘돗가비’의 전승형태로 추정되며, 도채비·돛채미·토째비·토찌비·또깨비·토개비 등의 다양한 변화를 보인다. 이와 달리 도깨비 앞에 또다른 명사를 결합시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낮도깨비, 아이도깨비, 푸른도깨비 등이다. 이러한 도깨비의 명칭 중에서 도깨비의 특징적인 성격을 반영한 것들은 대개 이야기의 구조나 결말 등 내용과 결부되어 설정된 것이 많다. 이점은 도깨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도깨비가 이야기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에 의해 명칭도 만들어진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이다.
    도깨비이야기에서 묘사되고 있는 도깨비의 형체는 대부분이 도깨비불로 상징된다. 특히 도깨비불을 본 사람이 많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불의 형체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일반적인 불빛이 밝은색인데 비해 도깨비불은 파란 불빛을 지니고 있다고 제보자들은 인식하고 있다. 또한 도깨비불의 조화로서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하나가 되고, 여러 개로 분리되거나 합쳐지는 변화를 보이고 있음도 도깨비불의 신비성을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이와 달리 도깨비와 직접 대면하는 이야기의 경우 형체는 사람의 모습과 유사하지만, 특이한 체형으로 제시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것은 도깨비를 인간과 구별하려는 경향과 또는 인간과 같은 존재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혼재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표현되는 도깨비는 남성이며, 총각이나 젊은 계층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도깨비의 속성을 가장 체력이 왕성한 남성으로 이해해 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특이한 체형으로 묘사되는 것으로는 신축을 자유자재로 한다는 것이다. 올려다보면 볼수록 커지고 내려다보면 볼수록 작아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현실적으로 정상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공포나 두려움 속에서 판단이 흐려질 경우나 나무 등의 그림자를 착각한 현상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해명할 수 없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도깨비를 이용한 결과로 생각할 수 있다.
    도깨비이야기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도깨비의 냄새에 대한 것이다. 도깨비는 일반적으로 누렁내(노린내)가 심하게 난다고 하며, 키가 일반인들에 비해 크고 털보인 경우가 많다. 이때, 제시되는 도깨비의 형체는 일반적으로 서양인의 체질을 표현한 것과 거의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다. 표류하여 몰래 살고 있던 서양인을 만난 사람들의 경험이 도깨비이야기에 수용되어 나타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생각하게 된다.
    이야기에서 표현되고 있는 도깨비의 성격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도깨비의 보편적 속성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도깨비와의 차이는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4. 일반적인 도깨비이야기 유형과 내용상 특징

    도깨비이야기의 유형분류는 기준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다. 이야기의 구조, 도깨비의 위치, 도깨비의 역할, 사람에게 나타나는 결과 등의 기준이 있을 것이다. 효과적인 유형분류를 위해 선학들이 이루어 놓은 일반적인 도깨비이야기의 유형 분류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기존의 연구들이 사람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반해 본고에서는 도깨비를 중심에 놓고 도깨비이야기에 나타나는 도깨비의 형상을 불, 사람, 배로 유형 분류를 하여 살펴보았다. 또한 도깨비가 이야기 속에서 어떠한 존재로 나타나고, 어떠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도깨비의 신격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 우선 사람들의 믿음을 바탕으로 하였다. 믿기와 안믿기를 기본으로 하여 믿기에는 도서지역이란 특수성에 따라 풍어신과 잡신으로 유형 분류하였다. 이외에도 다른 기준에 따라 유형이 다양하게 분류될 것이지만 본고에서는 도깨비의 형체와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 신격에 따라 유형을 분류하였다.
    한국 설화의 유형분류를 하기 시작한 것은 장덕순에 의해『삼국유사』나『삼국사기』 등에 수록되어 있는 문헌설화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설화의 내용을 중심으로 구비문학을 포함하여 설화 분류안을 제시하였다. 분류안 중에서 도깨비이야기는 괴기담에 속하며 영웅담 속에도 도깨비가 등장한다. 도깨비이야기의 분류는 다음과 같다.

    2. 도깨비
    1) 도깨비 내력 - 0 도깨비는 부지깽이이다.
    0 도깨비와 허깨비의 차
    2) 도깨비 성질 - 0 도깨비 씨름
    0 도깨비가 무서워한 것
    0 도깨비 진 치기
    3) 도깨비는 이상한 것 - 0 도깨비 감투
    0 도깨비 보
    0 부자 방망이
    0 도깨비 선물
    0 귀교
    4) 도깨비 남편 - 0 암수 도깨비
    0 도깨비 남편

    이러한 분류는 어떤 기준이 설정되지 않고 이야기 속에서 표현되는 특징적 물건이나 성질 등을 근거로 나누었기 때문에 일관성을 찾기 어렵다. 또한 도깨비가 하나의 하위유형으로 설정되지 않았고, 중간 분류의 부분적인 구성요소가 들어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최인학은 도깨비이야기를 민담분류의 하위유형에 수용해서 거론한 바 있다. 그 분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최인학, “도깨비소원고”,『한국․일본의 설화연구』, 인하대학교 출판부, 1987.


    Ⅰ. 동물석화
    4. 인간과 동물
    d. 화물담(146 무엇이 무서운가)

    Ⅱ. 본격석화
    8. 혼인·치부(255 도깨비가 나타나는 고가)
    9. 주보(262 도깨비 감투, 263 도깨비 옷)
    14. 갈등
    b. 형제간(460 금방망이 은방망이)
    c. 隣人(476 혹부리영감)
    Ⅲ. 소화
    15. 어리석은 사람담
    d. 어리석은 사람담(537 암수 도깨비)

    이러한 소분류는 이야기의 내용을 설화의 대분류에 따라 도깨비이야기들을 나누어 놓았기 때문에 하나의 분류로 설정되지 못하고 있다. 이후 전국적인 구비문학 조사를 실시한 후 조동일이 주도적으로 작업한 <한국설화유형분류>가 발표되었다. 여기에서는 분류항목을 크게 상위․중간․하위유형으로 나누고, 하위유형에서 다시 세분화된 설화 항목을 제시하여 한국설화의 총체적인 존재양상을 확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도깨비와 관련된 항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634-1 도깨비 소동
    634-2 도깨비와 겨루기(홀려서 혼이 나는 경우도 포함)
    634-3 도깨비 때문에 잃은 물건 찾기
    634-4 크게 될 사람을 알아 본 도깨비
    634-5 도깨비감투
    634-6 도깨비와 한 약속 어기고 망하기
    634-7 도깨비가 해 놓은 토목공사
    634-8 도깨비 사귀어 덕보기
    634-9 도깨비 덕본 사람 본뜨다 망하기

    이 분류는 이야기의 내용을 중심으로 나누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도깨비 감투’와 같이 상징물을 항목명으로 삼고 이야기의 결말을 가지고 명칭을 삼는 것 등으로 해서 전체적인 일관성이 결여될 소지가 있다.
    기존에 논의된 도깨비이야기의 분류는 대개 이야기의 내용을 중심으로 삼고 있기는 하지만, 이야기에 나오는 도깨비의 특징물을 분류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도 섞여 있다. 따라서 도깨비이야기의 총체적인 면모를 확인하기 위해 일관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 한국설화의 연구는 몇 편의 특징적인 설화를 중심으로 논의된 경향이 다분하기 때문에 하위유형을 토대로 하는 세분화된 연구가 필요하다. 하위유형에 대한 분류와 내용적 특징을 밝혀내는 일련의 작업을 통해서 한국설화의 총체성을 확립할 수 있으며, 동시에 하위유형을 묶을 수 있는 상위유형의 설정도 합리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제를 세워 하위유형을 나누는 방법보다는 하위유형의 특징을 검증하여 상위유형의 토대로 삼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하위유형인 도깨비이야기에 대한 세부유형의 분류작업은 나름대로의 당위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을 가장 잘 나타내는 글로는 김종대의 글을 꼽을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각 유형별 이야기의 구조와 도깨비의 위치, 그리고 역할, 사람에게 나타나는 결과 등을 토대로 삼아 제시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분류라고 생각하였다. 이야기의 줄거리를 알 수 있도록 풀어서 항목을 설정하였고 항목의 기준은 도깨비를 주체로 하여 구분한 것이며, 각 편들은 나름대로의 구조 특징을 갖는다. 또한 결말부에서 도깨비가 주도한 갈등(싸움)의 형태에서 인간의 위치가 어떻게 표현되는가, 즉 사람이 이기는 경우와 지는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도깨비에 관한 이야기는 도깨비를 주인공으로 해서 사건이 전개되는 것이다. 따라서 도깨비를 주체인물로 설정해서 이에 대한 특정유형의 구분을 이루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도깨비와 대립되는 인물이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이 도깨비를 어떤 시각으로 보는가를 생각할 때 유형의 명칭은 다음과 같다. 김종대, 앞의 책, 70쪽.


    A. 도깨비 방망이 얻기
    - 유사형(형제담)
    - 유사형(이물얻기 ; 도깨비감투, 능청보 포함)
    B. 도깨비를 이용해 부자되기
    C. 도깨비와 대결하기
    D. 도깨비에게 홀리기
    E. 도깨비불 보기
    F. 도깨비 은인되기
    G. 도깨비가 암시하기(예조담 포함)
    H. 기타유형

    각 유형상에 나타난 줄거리의 특징과 결말 그리고 도깨비의 역할 등을 중심으로 유형의 명칭을 설정하였으며 그 명칭은 인간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는가를 알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명칭으로도 이야기의 개략적인 내용을 알 수 있다.
    A는 도깨비 방망이가 중심에 놓여 있으며, 이를 얻고 못얻고에 따라 대립적 반복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도깨비의 위치는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을 구분해서 방망이 획득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데에 있다. 도깨비가 속아주고 안 속아주고에 의해 방망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도깨비가 주체인물이 된다. 유사형으로 형제담이 있는데 도깨비의 역할과 대립반복구조는 일치되지만, 내용 전개에 차이를 보이고 있어 유사형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다른 유사형으로는 도깨비의 상징물로 나타나는 방망이나 감투, 보 등의 등장을 묶어서 정한 것이다. 줄거리는 다르지만 상징물을 공통으로 한다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B는 도깨비를 이용해서 부자가 되는 내용이다. 사람의 성별에 따라 발단부에서 도깨비와의 관계설정이 여자는 부부관계로, 남자는 친구관계로 나타나는 것을 제외하고는 줄거리가 같다. 대개 도깨비와의 관계를 통해 부자가 된 후 말피와 말대가리로 도깨비를 잡아내는 내용을 갖고 있다.
    C는 도깨비가 산길 등을 지나는 사람에게 시비를 걸어 씨름이라는 대결상황으로 이루어지며 결과는 모두 인간의 승리로 나타난다. 대결 후 확인되는 도깨비의 정체는 빗자루 몽댕이, 도리깨 자루, 방아공이, 참빗 등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다.
    D는 도깨비에게 홀리는 내용이다. 여기서는 악귀로서 인간을 괴롭히거나 죽게 만드는 결과까지 야기한다. 홀렸을 때 독경이나 무당의 굿으로 고통을 해소하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도깨비의 속성이 귀에 가깝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을 갖고 있다.
    E는 도깨비가 불로 표현되는 이야기들이다. 대개 악귀적인 속성이 강하다. 도깨비불에 쫓기기는 하지만 죽을 정도까지 이르지는 않는다.
    F는 도깨비가 전적으로 도와줘서 부자가 되거나 벼슬길에 오르는 내용이다. 여기서는 묘지를 잘 쓴다는 음택풍수담과 결부된 줄거리가 특징이다.
    G는 도깨비가 무엇을 암시하는 내용으로 큰 인물을 어릴 때 알아보고 위해주는 경우와 점세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H는 앞서의 유형들 속에 속하지 않는 각편들이다. 한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상에서 거론된 선학들의 유형 분류는 대부분이 전국을 대상으로 하였다. 전국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각편이 없는 유형조차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았다.

    5. 신안지역 도깨비이야기 유형과 내용상 특징

    앞의 일반적인 유형 분류들은 내륙지역과 도서지역을 합하여 분류한 것들이다. 내륙지역에서는 유형이 존재하지만 도서지역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유형도 있고 반대로 도서지역에는 존재하지만 내륙지역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유형도 있다. 따라서 내륙과 도서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유형 분류가 가장 타당하지만 많은 조사의 필요성에 대해 절실히 느끼고 도서지역의 도깨비이야기를 도깨비와 사람의 관계 속에서 도깨비가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에 기준을 두고 유형을 분류하였다.

    (1) 대결하기
    대결하기의 원인은 뚜렷하게 나타나 있지 않다. 제보자들이나 청중들의 도깨비에 대한 인식 속에 도깨비는 밤중에 사람을 보면 씨름을 건다는 것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이와 더불어 도깨비의 성격을 얘기할 때, 장난이 심하고 경쟁심이 강하기 때문에 사람을 보면 씨름을 하자고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대결하기는 보통 경험담이다. 본인이 직접 경험했거나, 주변 사람이 경험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도깨비와 만나는 장소와 시간뿐만 아니라 도깨비의 실제 모습이 잘 드러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 예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새벽에 고기물 보러 독살로 간다.
    2) 산에서 도깨비가 나와 싸움을 걸어왔다.
    3) 홀리지 않을려고 밀고 당기고 했다.
    4) 실랑이를 하다가 날이 새려고 하니 밀어버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5) 그 이튿날 가서 보니 조리와 당글개 소쿠리 등이 있었다.

    주인공이 새벽에 독살에 가다가 갑자기 도깨비가 나타나 도깨비와 싸움을 한 것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도깨비가 나타나 싸움을 걸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도깨비가 활동하는 시간과 거처이다. 도깨비의 활동 시간은 새벽이고 활동 장소는 바닷가이며, 도깨비가 거처는 산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도깨비의 활동공간에 대해 살펴보면 도깨비가 산에서 내려와 사람에게 싸움을 걸었다고 하는 것과 새벽에 독살에 고기물을 보러 간다고 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바다와 산이 맞닿는 부분이다. 따라서 도깨비가 내륙에서는 산에서 사는 것으로 단정지어져 얘기되고 있지만 도서지역에서는 도깨비가 사는 곳을 산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바닷가에서도 많이 나타나며 도깨비배와 같이 바다와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도깨비를 만나는 시간 역시 꼭 새벽이 아니라 밤이 주도적으로 많다. 밤은 낮과 대립되는 개념으로 낮은 인간 중심의 활동이 이루어지고 밤은 인간보다 비인간적 존재물이 활동하는 시간으로 이해될 수 있다.
    도깨비와 대결한 후 도깨비의 실체가 드러난다. 도깨비를 밀어버리거나 허리끈 등으로 묶어놓고 다음날 아침이나 그 이튿날에 가서 확인하면 빗자루나 도리깨, 조리, 당글개, 소쿠리 등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이 쓰다버린 물건이 정령을 얻어 변화된 물건들이다. 이러한 실체는 다른 유형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대결하기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도깨비와 만나는 상황은 술 먹은 경우와 고기를 갖고 가는 경우 등으로 나타나는데 술먹고 헛것을 본 것이라는 얘기도 하며, 도깨비가 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도깨비와 대결이 이루어진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특별히 대결의 원인을 찾기란 힘들다.
    대결하기를 정리하면, 대부분 도깨비의 정체를 제시하고 있으며 도깨비의 활동 공간과 시간 그리고 거처를 드러내 준다.

    (2) 손해보기
    손해보기는 홀리기와 결과는 비슷하지만 내용 전개상 도깨비에게 홀리는 것이 아니라 도깨비를 만나고 나서 물질적으로 손해를 입는 유형이다. 여기서 도깨비는 사람 모양의 도깨비와 도깨비 배가 많이 등장한다. 사람 모양과 배로 나타나는 도깨비를 만나고 나서 고기가 하나도 잡히지 않고 배를 타고 가다가 배가 파선이 되는 등 손해를 보는 경우는 많다. 이러한 경우에 자기가 당한 손해를 자기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도깨비의 소행으로 생각한다. 특히 도서 주민들에게 있어서 배는 아주 중요한 재산이다. 그러나 도깨비 배를 만나면 파선하여 침몰하게 된다는 것이다. 파선의 원인을 도깨비에게 돌림으로써 파선으로 인해 오는 주민들의 충격을 완화해 주는 구실을 하는 것으로 본다. 한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1) 황서구를 잡으로 도초로 갔다.
    2) 황서구를 잡고 다시 돌아오다.
    3) 돌아오는 도중에 앞에 가는 배를 따라 가다.
    4) 따라 가다가 여에 걸려서 파선해 버리다.

    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먼저 가고 있는 배를 따라 가다가 파선된 이야기이다. 도깨비배는 기존의 연구에서는 도깨비배가 인도해줘서 집을 잘 찾아왔다는 이야기에 치중되어 있지만 도서지역에서는 도깨비배를 만나고 파선한 이야기가 많다.
    이는 도깨비를 만나도 마찬가지이다. 도깨비가 아무런 해를 입히지 않고 그냥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며칠을 걸어다니지 못하거나 안좋은 일들이 생기거나 하는 등의 일들도 마찬가지이다. 사람의 형상을 한 도깨비를 만나서 안좋은 일이 생긴다든지, 도깨비 배를 만나서 파선되거나 죽을 뻔했다는 이야기들이 손해보기에 속하는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손해보는 원인은 대결하기와 같이 특별한 이유는 없다.
    손해보기는 일상에서 이해되지 않는 일들의 원인을 도깨비에게 전가함으로써 손해의 충격을 완화해 주는 것으로 본다.

    (3) 고기 몰아주기
    고기 몰아주기는 도깨비의 부신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유형이다. 제사를 드렸더니 도깨비가 고기를 몰아다 주어서 만선을 했다는 이야기들이 여기에 속한다. 또한 도깨비불을 보고난 후 풍어를 기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이야기 즉 예조담도 여기에 속한다. 도깨비가 풍어신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또한 이러한 고기 몰아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믿음 때문에 어장고사를 할 때 제사 드리는 신 중에 도깨비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도깨비가 고기를 몰아준다는 믿음이 의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의례와 관련된 것과 예조담에 속하는 것이 이 유형에 속한다. 한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1) 설날 저녁에 산에 올라간다.
    2) 산에서 바다의 도깨비불을 본다.
    3) 도깨비불이 위쪽에 많이 있으면 들물에 고기가 많이 난다.
    4) 도깨비불이 아래쪽에 많이 있으면 날물에 고기가 많이 난다.

    산에 올라가서 바다의 도깨비불을 보고 고기가 많이 날 곳을 점치는 예조담이다. 이러한 예조담은 위쪽, 아래쪽의 상하관계가 아니라 그냥 도깨비불이 많은 곳에 고기가 많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도서지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주로 어업을 많이 한다. 여기서 고기는 먹고사는 것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도서민들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어업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에는 고기를 쫓아서 잡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물을 쳐놓고 고기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고기를 몰아주는 어떠한 힘을 필요로 하게 되는데 이 힘을 도깨비를 통해서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고기 몰아주기는 도깨비의 부신성이 신앙의 측면에서 의례화 되거나 속신화 되어서 정월 설날이나 보름날에 산에 올라가 도깨비불을 보고 풍어를 점치게 되는 것이다.

    (4) 홀리기
    홀리기는 도깨비에게 홀려서 고생한다는 것으로 집약된다. 다른 유형과 달리 도깨비를 공포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인간에게 해로운 존재로 표현된다.
    도깨비의 악귀적인 속성이 가장 잘 드러나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도깨비에게 홀려서 도깨비에게 끌려다니다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나 개로 인해 정신을 차린다는 이야기이다.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1) 사람이 마을로 돌아오지 않았다.
    2) 마을 사람들이 찾으러 다녔다.
    3) 바위 속에서 쪼그려 앉아 있는 사람을 찾았다.
    4) 말을 들어 보니 어떤 사람이 길을 가르쳐 준다고 해서 따라갔다고 했다.

    홀리기의 구조는 굉장히 단순하다. 길을 가다가 어떤 사람을 만나 길을 가르쳐 준다고 그냥 따라갔는데 그것이 도깨비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밤새 끌려다녔다는 이야기이다. 몸은 괜찮은데 정신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도깨비에게 홀려서 특별하게 죽었다는 이야기는 없다. 그러나 고생을 했다는 이야기는 많다.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다시 정신을 차렸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여기서 도깨비가 사람을 홀리지만 사람을 죽일 정도로 악하지 않다는 것이 드러난다. 이 점이 악귀와 다른 점일 것이다. 이 점은 대결하기에서 인간의 승리에 비해 도깨비의 완전한 승리가 아니라 결국에는 사람이 다시 정신 차린다는 것은 도깨비의 불완전한 승리를 나타내 준다.

    (5) 병 주기
    병 주기는 도깨비를 전염병을 주는 존재로 인식하는 이야기이다. 병 주기는 1편이지만 진도의 도깨비굿과 같은 것이 신안을 비롯한 도서지역에도 예전에는 많이 존재하였음을 근거로 하여 더 많은 병 주기의 이야기들이 나올 것이라는 점에서 따로 유형을 분리하였다. 이에 대한 것은 아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처용가의 역신을 도깨비와 같은 존재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생김새와 분위기가 도깨비와 별반 차이가 없다. 예로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1) 14살 때 홍역을 하였다.
    2) 절구통에 도깨비가 앉아 있었다.
    3) 도깨비가 나오라고 해서 나갔다.
    4) 도깨비가 따라 오라고 해서 따라 갔다.
    5) 동네 어르신이 큰 낫 가지고 자기 이름을 불러서 정신을 차렸다.
    6) 집으로 돌아왔다.

    홍역을 앓았을 때 그 홍역을 준 것이 도깨비라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서는 도깨비가 사람과 같다는 것을 “꺼먼 두루마기를 입고 머리띠를 딱 메고” 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도깨비라고 인식하는 것이 저승사자와도 비슷하게 보이지만 제보자는 분명히 도깨비라고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도깨비가 역신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6) 쫓기기
    쫓기기는 특별한 이유 없이 도깨비를 공포의 대상으로 보고 도깨비를 피해 도망가거나 도깨비가 쫓아와서 쫓기는 이야기이다. 여기에서 도깨비의 형상은 불로 대부분 나타난다. 단순히 도깨비가 무섭다는 의식에서 야기된 것으로 보인다. 도깨비가 쫓아와서 그냥 피하니까 도깨비가 그냥 돌아갔다는 이야기이다. 1편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집에서 소피를 보러 나왔다.
    2) 줄대꼬작에 도깨비와 눈이 마주쳤다.
    3) 도깨비가 비호같이 달려왔다.
    4) 무서워서 방으로 들어가서 어머니께 얘기를 했다.
    5) 어머니는 불 끄고 가만히 누워있으라 했다.
    6) 도깨비불이 방안을 훤하게 비추다가 돌아갔다.

    이 이야기는 제보자의 경험담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보자의 경험을 도깨비불이 “까빡까빡” 한다든지, 도깨비가 “우죽 우죽 우죽”한다든지 하는 표현을 통해 실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경험담의 뒤를 이어 도깨비를 부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깨금발을 한 상태에서 “오약짝 김서방 뭣 먹고 산가 묵 묵고 사네”라고 외치면 도깨비가 온다고 얘기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도깨비와 도깨비불의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도깨비와 눈이 마주친다는 것은 도깨비불이 아니라 도깨비의 모습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비호같이 달려온다고 하는 것은 도깨비가 아니라 도깨비불일 가능성이 크다. 집안에 들어가 불을 끄고 누워서 조용하게 있을 때, 도깨비불이 방안을 환하게 비추었다는 것이 그 증거일 것이다. 도깨비와 도깨비불은 같은 존재이면서도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어 진다. 그리고 제보자는 도깨비를 무서워 하지만 도깨비는 어떠한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사실과 사람들이 도깨비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 도깨비는 무서운 존재이면서도 같이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는 것이다. 또한 도깨비불이 갑자기 빨리 다가오니까 방으로 피하여 버린 것은 도깨비에 대한 공포심이 원인이다.
    따라서 쫓기기는 도깨비에 대한 공포심이 나타나 있고 도깨비를 피할 수 있다는 완전한 악귀가 아니라 어리숙한 도깨비의 성정을 얘기하고 있다.

    (7) 장난치기
    일반적으로 도깨비의 성질에서 장난을 좋아한다는 것이 있는데 도깨비가 사람에게 장난을 치는 이야기들이 장난치기에 속한다. 도깨비가 자갈을 뿌린다든지, 홍어를 긴 장대 위에 걸어둔다둔지 하는 이야기가 여기에 속한다. 1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명절 때 홍어를 잡아서 제수한다고 집으로 가져왔다.
    2) 집에 와 보니 아무 것도 없었다.
    3) 아침에 가보니 나무 꼭대기에 걸려 있었다.

    명절 때 홍어를 잡아서 제수하기 위해 잔둥 너머에서 들쳐 메고 집에 와 보니 아무 것도 없다. 아침에 가보면 나무 꼭대기에 걸려 있다. 도깨비가 그런 짓을 잘한다. 제수할 홍어를 도깨비가 뺀다는 것은 도깨비와 제사를 받은 당사자와의 동격을 나타낸다. 나무꼭대기는 인간이 닿을 수 없는 거리다. 이것은 도깨비의 신기한 능력을 나타낸다.
    이처럼 장난치기에 나타나는 도깨비는 자기의 신기한 능력을 장난하는데 사용한다. 사람에게 장난을 걸어서 사람이 당하면 기뻐하기도 한다. 장난치기를 좋아한다는 도깨비의 성정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8) 기타
    기타는 단순히 옛날에 도깨비를 봤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렇지만 도깨비에 대한 정보를 한 두가지 정도는 담고 있다. 도깨비가 자주 등장하는 곳이 상여집이라는 사실을 비롯한 여러 가지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이다.
    옛날에는 많이 봤는데 요즘은 보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만큼 도깨비에 대한 것들이 예전에 비해 많이 사라져 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앞에서 다루었던 이야기들도 완벽한 구성을 갖추고 있는 이야기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도깨비에 대한 이야기의 현재적인 모습을 기타에서 찾을 수 있다.

    이상에서 도깨비이야기의 유형과 내용상 특징을 살펴 보았다. 8개의 유형으로 설정하고 유형별로 1편씩을 예로 들어 설명하였다. 앞에서 예로 들어진 이야기들이 얼마나 대표성을 띠고 있는지는 의심스럽지만, 해당 유형의 한 사례로 보면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위와 같은 논의에서, 신안지역 도깨비이야기의 대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야기를 전승시킬 수 있는 배경은 도깨비라는 허구적 실체에 의지하여 도서지역 주민의 꿈을 실현시키려고 한 의도에 있다.
    도깨비의 허체는 민담의 허구성을 갖추는데 필요 불가결의 요소이며, 일반 민담의 특성에서 볼 수 있는 엄숙함과 해학성은 민담의 한 분야인 도깨비이야기에서도 찾을 수 있다.
    도깨비이야기에 익숙해 있는 민중들에게는 “믿을 만하여”(엄숙성)에서 때로는 준엄한 심판 및 비판을 기대하고, “웃길 만하여”(해학성)에서는 어려운 생활에 지친 그들에게 잠시나마 정신적 휴식처를 제공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 또한, 도깨비의 부신성(富神性)과 <고기 몰아주기>에서 볼 수 있는 예조담이나 도깨비를 풍어신으로 믿는 의미는 도서민이 곤궁한 생활에서 탈피해 보려는 희망적인 기대심리의 발로이기도 하다.
    도깨비의 현실성은 거부할 수 있을지라도 도깨비의 행위에 나타나는 꿈같은 이야기는 항상 도서민의 마음 속에 담아두고 싶은 부인 못할 사실이라고 본다. 이러한 이유로 도서지역에서도 도깨비이야기는 아직도 전승의 힘을 잃지 않고 있다.
    도깨비의 실체를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도깨비는 “허리 위는 보이지 않고 허리 아래는 보인다”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러한 이야기의 한 마디에 주의를 기울이어야 한다. 윗부분을 확실히 볼 수 없는 도깨비의 불확실성과 아랫부분은 보이면서 활동하는 모습은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도깨비이야기의 묘미이고, 도깨비의 실체와 행동을 반신반의하는 민중심리이기도 하다.
    또한, “도깨비를 치어다 보면 커지고, 내려다 보면 작아진다”는 표현과 항상 어둠 속에서 따라 다니는 “도깨비 불”은 도깨비의 조화와 공포를 은유적으로 잘 표현한 대목이다.
    도깨비 이야기를 하는 제보자들의 대부분이 이제는, 도깨비를 믿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도깨비가 이야기 속에서는 실체로서 살아 움직이지만 현실에서는 전승의 힘을 약화시키는 요소로 전락하고 있는 징조이다.

    6. 맺음말

    이상으로 도깨비의 일반적인 특징과 아울러 신안지역 도깨비이야기의 유형들에 나타난 내용을 분석하면서 그 특징들을 밝혔다.
    신안군의 전승 자료 중에서 몇몇의 사례만을 가지고는 전 신안지역의 도깨비이야기에 나타나는 내용상의 특징을 밝히는데는 자료의 한계성 때문에 객관적이면서 명쾌한 논단을 도출하는데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신안군을 비롯하여 진도․완도 지역과 그 밖의 다른 도서지역의 자료들을 조사하여 이를 정리하고 종합․분석한다면 도서지역의 도깨비이야기에 대한 내용상 특징과 도깨비이야기에 나타난 민중 의식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견하면서 고찰 내용을 요약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대결하기는 도깨비가 먼저 싸움을 걸었다가 사람이 승리하는 내용이다. 여기에서는 대부분 도깨비의 정체를 제시하고 있으며 도깨비의 활동 공간과 시간 그리고 거처를 드러내 준다.
    2. 손해보기는 사람 모양의 도깨비와 도깨비 배가 많이 등장하는 내용으로서 현실적으로는 잘 이해할 수 없는 손해의 원인을 도깨비에게 전가함으로써 손해의 충격을 완화해 준다.
    3. 고기 몰아주기는 도깨비의 부신성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내용으로 의례화되거나 풍어를 점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4. 홀리기는 단순히 도깨비에 홀려서 고생한다는 내용으로 도깨비의 불완전한 승리가 드러난다.
    5. 병 주기는 옛날에 도서지역에 많이 존재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도깨비굿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내용으로 도깨비를 역신과 같은 존재로 여기고 있다.
    6. 쫓기기는 도깨비에게 쫓기거나 피하는 내용으로 도깨비에 대한 공포심이 나타나 있고 어리숙한 도깨비의 성정을 드러낸다.
    7. 장난치기는 도깨비가 사람들에게 장난을 치는 내용으로 도깨비의 신기한 능력을 장난치는데 사용한다는 것은 도깨비가 장난치기를 좋아한다는 도깨비의 성정을 드러내고 있다.
    8. 기타는 단순히 옛날 이야기를 하는 내용으로 그냥 봤다고 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요컨대, 민담의 특성은 과거 언제 어디서나 몇 번이고 일어날 수 있는 전형적인 사건을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섬지역에 국한시켜서 새롭고 명쾌한 논단을 도출하기에는 논지를 확증할 수 있는 자료의 부족상 한계가 있다. 그러나 신안지역의 도깨비이야기는 바다라는 공간적 배경에서 어로에 의해 삶을 꾸려야만 하는 도서민의 생활 환경이 때로는 도깨비와 친근해야만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도깨비와 투쟁해서 이겨야 한다는 것은 곧, 곤경과의 투쟁해서 승리해야만 살아 남는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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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신안의 해조류번식지   관리자 2006/03/02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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