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문화원(주장배 원장)은 최근 신안군 임자면 이흑암리 화산에서 일생을 보낸 한말의 유학자 박종현(1868~1916)의 시문 등을 모아 놓은 『화정유고華亭遺稿』를 발간했다. 이 책은 1925년 아들 박태연과 지우 송산 이학재가 편집 간행했는데, 지난해부터 신안문화원이 도하 김형만 선생에게 의뢰해 국역한 출판물이다.
화정 박종현은 구한말 우국애민의 정신으로 민족자존적인 위정척사 운동에 앞장섰던 화서 이항로, 노사 기정진, 중암 김평묵 세 선생을 제향하는 ‘화산단’을 설단하고, 또 화산단 뒷산인 관암에 ‘존화양이’ 네 글자를 새겨 놓은 인물이다. 박종현은 이를 통해 당시 섬사람들에게 왜세를 물리치고 나아가서는 민족자주 자존의식을 고취시켜 일제의 침탈에 항거해야 한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또한 임자도가 춘추대의의 맥을 이어가고 소중화의 고장임을 만천하에 드러내고자 했다.
이 책은 미시사의 관점에서 어려운 시기 섬 지역 유림들이 어떤 고민과 실천을 했는지 알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 3.1 독립운동의 100주년을 맞아 매우 의미 있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화정유고는 신안문화원 홈페이지 '발간자료 > 신안향토사료지'에서 E-Book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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