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안좌도서 삼국시대 유물 무더기 출토
갑옷 등 무기류… 5세기 백제-가야-일본 관계 중요자료 추정
신안 안좌도에서 5세기 무렵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완형의 투구와 갑옷 등 삼국시대 유물이 무더기로 출토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동신대학교 문화박물관 조사단(단장 이정호 교수)은 지난 달 31일 안좌도 배널리 고분에서 5세기경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투구와 갑옷, 칼, 창, 화살촉, 장식구(옥) 등 다량의 무기류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서남해안 섬지역에서 갑옷 파편 등이 출토된 사례는 있지만 완벽한 형태의 투구와 갑옷 등이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고대 영산강 세력과 백제-가야-일본간의 국제관계 이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갑옷과 무기 등의 부장이 가야의 매장 풍습이고, 이 고분이 가야계 수혈식 석곽인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배널리 고분 주인공은 장수 등 가야와 깊은 관계가 있는 인물로 추정됐다.
투구는 충각부주(정수리에서 이마까지 각이 진 투구)이고 갑옷은 삼각판갑(삼각철판을 이어 만든 갑옷)으로, 5세기에 제작됐다.
이번 조사에서 배널리와 함께 안좌도 읍동에서도 고분 2기가 발굴됐으며 이곳은 6세기 백제 사비기의 횡혈식 석실로 밝혀졌다.
이 교수는 “배널리 섬은 고대에는 사람이 살기 어려운 작은 무인도로 추정되는데 다수 고분이 발굴된 점으로 미뤄 이 일대가 고대 해양 루트의 전략적 요충지이고 무덤은 해로(海路)를 지키던 군사집단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출토된 투구와 갑옷 등은 과학적 보존 처리 과정을 거쳐 조만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며 오는 2일 신안군 안좌면사무소에서 고분 발굴조사 현지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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